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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관계를 파악하는 방법/ 檄黃巢書(격황소서)

수로보니게 여인 2008. 7. 15. 15:05

 

 22~ 23

    주의 주장을 위한 글 읽기 


주장하는 글 읽기는

   - 글쓴이의 주장을 파악한다.

   -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살펴본다.

   - 근거가 주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근거가 믿을 만한지를 파악하며 읽는다.


주장과 근거를 찾는 방법

   - 글쓴이가 제시한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본다.

   - 문제에 대한 글쓴이의 주장이나 입장을 찾아본다.

   - 주장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중심 근거와, 중심 근거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자료를 찾아본다.


1. 주의 주장과 글 읽기

   - 독서 행위는 다른 사람의 주의 주장을 이해하는 방법이 된다.

   - 주장하는 글들을 통해 주어진 문제에 대해 다양하게 사고해 보자.


1) 주의 주장을 위한 글 읽기

 * 글쓴이가 주장하고자하는 바를 파악한다.

 * 그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논거들을 찾는다.

 * 논거들의 정당성을 파악한다.

 * 글쓴이의 주장에 대해 독자는 조절과 동화를 해 나간다.

 * 자신의 주장을 변화시키거나 강화한다.


2) 주의 주장을 위한 글

 * 첨단 미디어 시대에도 책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 「구텐베르크와 컴퓨터의 공존」

 * 부당한 권력에 대해 저항하는 백성들의 권리를 강조.

   - 「백성을 두려워하라.(호민론)」

 * 우리 전통 음악의 올바른 계승방향

   - 「우리 음악의 현대화와 대중화」


3) ‘주의 주장을 위한 글 읽기’의 과정

 * 주장의 정당성을 논리적으로 전개해 나가는 과정을 이해한다.

 * 그 과정을 통해 주어진 문제에 대한 다양한 사고를 해본다.

 * 문제에 대한 이해를 깊게한다.

 * 비판적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기른다.


2. 생각열기

   - 글 전체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글의 구조와 전개 방식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 글의 구조는 문단과 문단의 연결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알 수 있다.


1) 주장하는 글

우리 사회는 남성들이 가사 노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회적 조건을 지니고 있다. 특히 봉급자의 경우 직장에서 긴 시간 동안 일한 후 다시 가정으로 돌아와 가사 노동을 한다는 것은 매우 힘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전통적인 성 차별적 사고뿐만 아니라 지장에서의 경쟁, 정해진 시간 이상의 노동, 직장 동료들이나 상사들과의 인간관계 등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는 실제로 직장 남성들이 가사 노동에 참여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그러므로 가사 노동의 분담은 부부가 처해 있는 사회적 조건에 따라 다르게 사고할 필요가 있다.

                                                                               - 한국 산업사회 학회


2) 단락의 구조

(1) 일반적 진술, 결론에 대한 전제

   가: 우리 사회는 남성들이 가사 노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사회적 조건을 지니고 있다.

(2) 글 ‘가’에 대한 뒷받침 문장(구체화)

   나: 특히 봉급생활자의 경우 직장에선 긴 시간동안 일한 후 다시 가정으로 돌아와 가사 노동을 한다는 것은

        매우 힘이 것이 사실이다.

   다: 전통적인 성 차별적 사고뿐 아니라 직장에서의 경쟁, 정해진 시간 이상의 노동, 직장 동료들이나 상사들

       의 인간관계 등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는 실제로 남성들이 가사 노동에 참여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3) 결론

   라: 그러므로 가사 노동의 분담은 부부가 처해 있는 사회적 조건에 따라 다르게 사고할 필요가 있다.


(4) 단락의 주장에 대한 독자의 공감 여부

   갑: 우리 사회는 남성들이 가사 노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조건을 지니고 있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주부들은 밖에서 일하는 남성들의 삶의 피로를 이해해야 한다.

   을: 우리 사회는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 굳이 우리나라 남성들만 밖에서 일하는 것이 아          닌데 그 상황을 특수한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부당하다. 일하는 여성이 슈퍼우먼처럼 안팎의 일

        을 해내야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남성들의 적극적인 가사 노동 참여가 요구 된다.


3)주장에 대한 근거의 적절성을 판단하기

   - 근거가 주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판단한다.

   - 근거가 의견인지 사실인지 판단한다.

   - 근거가 정확한 내용이나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인지 판단한다.

   - 근거가 공간할 수 있는 내용인지 판단한다.

   ※ 설득적인 글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은 글쓴이의 의견과 근거를 비판적으로 분석해 보아야 한다.

      글의 중심 의견과 그것을 뒷받침 하는 근거들을 찾아본다. 그리고 글쓴이의 의견이 타당한지,

      제시된 근거들이 글쓴이의 주장이 옳은 것이라고 인정할 만큼 객관적이고 충분한지 따져본다.


4) ‘주장하는 글 읽기’에서 근거 찾기

    부패한 자유당 정권은 부정 선거로 재집권을 노리다가, 대학생들의 격렬한 항의 시위 때문에 무너졌다.

    공화당 정권은 국가 권력을 남용하고 정치적 혼란을 일으키다가 젊은이들의 저항을 받아 파멸하였다.

    가족과 친척들은 측근의 권력을 남용하며 불법적으로 재산을 취득했던 5 공화국 정권은  장기적이고

    전국적인 집단 시위로 무너졌다. 이와 같이 부패한 집권 세력은 국민의 저항을 받아 파멸 하였다.


근거 1: 부패한 자유당 정권은 부정 선거로 재집권을 노리다가, 대학생들의 격렬한 항의 시위 때문에 무너졌다.

근거 2: 공화당 정권은 국가 권력을 남용하고 정치적 혼란을 일으키다가, 젊은이들의 저항을 받아 파멸하였다.

근거 3: 가족과 친척들이 측근의 권력을 남용하며 불법적으로 재산을 취득하던 5공화국 정권은 장기적이고

          전국적인 집단 시위로 무너졌다.


주장: 이와 같이 부패한 집권 세력은 국민의 저항을 받아 파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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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따라 독서는 어떻게 달라지는가?

 주의 주장을 위한 글 읽기(2)


문단 관계를 파악하는 방법

*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메모해서 중심 내용과 전체적인 글의 요지를 확인해 둔다.

* 문단이나 소제목별로 주요 내용을 간추리고 비슷한 단락은 서로 묶어 생각한다.

* 접속어나 지시어를 잘 살펴서 문단의 관계를 따져본다

* 주요 단락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단락을 구분한다.


1. 「구텐베르크와 컴퓨터의 공존」

구텐베르크(Gutenberg, Johannes): 15세기 독일인으로 활판 인쇄술의 창시자

1) 서점 ‘미디어 플레이’

               시디롬 판매

                책 판매

      전자 게임, 전자 음악, 전자책

         의자가 놓여진 휴식 공간

          청소년들 컴퓨터 조작

          어른들이 한가롭게 독서

        아이들은 플라스틱 쪽으로

           어른들은 종이쪽으로

종이책과 플라스틱 책, 활자와 영상, 그리고 구텐베르크와 컴퓨터의 대결은 전혀 살벌하지 않았다. 거기 두 세계는 조용히 평화롭게 공존 하였고, 두 세대의 사람들은 각기 다른 감동 속에서  각자의 매체에 심취해 있었다.

**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의 전환: 천동설을 비판하고 지동설을 q주장한 코페르니쿠스의 경우와 같이 사고의 극적인 전환이 있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


2) ‘미디어 플레이’의 의미

   - ‘미디어 플레이’는 두 세계가 공존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 그 둘의 조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다.

3) ‘반스 앤 노블’과 ‘컴퓨터시티’의 의미: 과거와 미래의 표상일 뿐, 현재의 리얼리티는 아니다.

**종이책을 펼치거나 플라스틱 책을 작동시킬 때나 언제나 만나게 되는 것은 ‘문자’이다. 비록 하나는 종이 위에, 그리고 또 하나는 스크린 위에 쓰여지는 차이는 있지만 종이 책과 플라스틱 책은 모두 문자에 의존하고 있다.


4) 문자의 의미: 문자는 세대 간의 격차를 좁혀주는 가교가 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는 통로가 된다. 그래서 자신의 문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문자를 사용한 책을 출판한다는 것은 소중한 것이다. 지구를 하나의 ‘마을’로 만드는 이 컴퓨터 시대에 으리글, 우리 문자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5) 활자의 죽음 선언: 캐나다의 세계적인 미디어 이론가이자 문화 비평가인 마셜 맥루한(1911~ 1980)은 「미디어의 미래(1964)」라는 책에서 활자 시대의 종말과 전자 시대의 도래를 선언 하였는데, 논리적이고 연속적인 활자 매체의 ‘핫 문화(hot culture)'시대는 가고, 순간적이고 비연속적인 전자 매체의 ’쿨 미디어(cool media)' 시대가 왔다고 보았다. ‘구텐베르크여 안녕.’

6) 활자의 생존

   - 오늘도 쏟아지는 책과 잡지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 아침마다 배달되어 오는 신문을 읽고 있다.


7) 변해가는 시대

   - 텔레비전과 컴퓨터가 모든 가정에 보급 되었다.

   - 컴퓨터가 모든 가정에 필수품이 되었다.

   - 많은 일들이 전산화 되었다.

   - 종이 책들을 전자책으로 바꾸고 있다.

   

8) 책의 미래

   - 전자책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다 많이 읽히게 될 것이다.

   - 언젠가는 신문 배달이 없어질 것이다.

   - 곳곳에 전자 신문 수신용 모니터와 단말기가 설치될 것이다.

   - 이동 수단에 독서용 컴퓨터가 부착 될지도 모른다.


9) 종이책과 전자책의 미래

플라스틱 책과의 경쟁에서 종이책은 살아남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따스한 종이 책 세대 역시 살아남아 싸늘한 전자책 시대의 문제점, 예컨대 윈도우 화면을 통해서만 세상을 바라보는 편협성, 경박성, 즉흥성, 절연성, 무관심, 고립 등을 부단히 경고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곧 역사의 흐름이자 과거와 현재의 역동적인 관계이기 때문이다.


2. 더 깊이 읽기 - 「책의 종말」

「책의 종말」에서 글쓴이는 종이책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종이책과 전자책의 지향점의 차이를 지적하면서 글을 맺고 있다. 「책의 종말」과 「구텐베르크와 컴퓨터의 공존」은 다 같이 종이책과 전자책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으면서 동일한 대상에 대해 각기 다른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두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써 정리해보자.

종이책이 ‘컴퓨터 책’으로 변화하리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오늘날의 지적, 문화적 행위 수단의 중심부에 있었던 종이 책은 앞으로 특별한 용도로나 쓰이는 기호품으로 전락하고 그 자리를 컴퓨터가 대신 할 것이다.


              워드 프로세서

                웹 편집기

           글의 일직선적인 배열

  토막글(글들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이용)

             기존의 글쓰기 틀

      전혀 다른 글쓰기를 가능케 함

        종이로의 인쇄를 목표로 함

        전자적인 공간을 목표로 함

 

檄黃巢書(격황소서 -역적 황소에게 보내는 격문)


廣明二年七月八日諸道都統檢校太尉某告黃巢

       광명 2년 7월 8일에 제도도 통검교태위 아무개는 황소에게 고한다.

 

夫守正修常曰道, 무릇 바른 것을 지키고 떳떳하게 행하는 것을 도라 하는 것이요

臨危制變曰權, 위험한 때를 당하여 변통할 줄 아는 것을 권(權)이라고 한다.

智者成之於順時, 지혜 있는 이는 시기에 순응하는 데서 성공하게 되고

愚者敗之於逆理, 어리석은 이는 이치를 거스르는 데서 패하는 것이다.

然則雖百年繫命, 生死難期,그런즉 비록 백년의 생명에 죽고 사는 것은 기약할 수 없으나

而萬事主心,是非可辨,만사는 마음이 주된 것이매 옳고 그른 것은 가히 분별할 수 있다.

今我以王師則有征無戰,이제 내가 왕의 군대를 거느리니 정벌이 있을 뿐 전쟁은 없는 것이요

軍政則先惠後誅, 군정은 은덕을 앞세우고 베어 죽이는 것을 뒤에 하는 것이다.

將期剋復上京, 固且敷陳大信, 앞으로 상경(上京)을 회복하고 큰 신의를 펴려 하매

敬承嘉諭, 用?奸謨,  공경하게 가유를 받들어 간사한 꾀를 부수려 한다.

且汝素是遐?  驟爲勍寇, 또 네가 본시 먼 시골의 백성으로 갑자기 억센 도적이 되어

偶因乘勢,輒敢亂常,우연히 시세를 타고 문득 감히 도리를 어지럽게 하였다. 

遂乃包欌禍心,드디어 불측한 마음을 가지고

竊弄神器, 侵凌城闕,穢?宮?, 임금의 자리를 노려보며 도성을 점노 하고 궁궐을 더럽혔으니,

旣當罪極滔天, 이미 죄는 하늘에 닿을 만큼 극도로 되어서

必見敗深塗地, 반드시 패하여 땅속 깊이 묻힐 것이다.

噫唐虞已降,苗扈弗賓,아, 요순 때로부터 내려서면서 묘나 호 따위가 복종하지 아니하였으니,

無良無賴之徒,不義不忠之輩, 양심 없는 무리와 불의 불충한 무리들,

爾曹所作,何代而無, 너 같은 무리의 하는 짓이 어느 시대인들 없었겠느냐.

遠則有劉曜王敦??晋室, 먼 옛날에 유요와 왕돈이가 진나라를 엿보았고,

近則有祿山朱此吠?皇家, 가까운 시대에는 녹산과 주자가 황가를 개 짖듯 하였다.

彼皆或手握强兵, 그것들은 모두 손에 강성한 병권(兵權)을 잡았고,

或身居重任 또 몸이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叱?則雷奔電走, 호령만 떨어지면 우레와 번개가 달리듯 하고,

喧呼則霧塞煙橫, 시끄럽게 떠들면 안개나 연기처럼 깜깜하게 막히게 된다.

然猶?呈奸圖, 그러나 오히려 잠간동안 못된 짓을 하다가

終殲醜類, 필경(畢竟)에는 종자들이 섬멸되었다.

 

  

광명 2년 7월 8일에 제도도통검교태위 모(某)는 황소에게 고하노니,

  무릇 바른 것을 지키고 떳떳함을 행하는 것을 도(道)라 하고, 위험한 때를 당하여 변통하는 것을 권(權)이라 한
다. 지혜 있는 이는 시기에 순응하는 데서 성공하고, 어리석은 자는 이치를 거스르는 데서 패하는 법이다. 비록 백년의 수명에 죽고 사는 것은 기약하기 어려우나, 모든 일은 마음으로써 그 옳고 그른 것을 이루 분별할 수 있는 것이다.

                                                                   - 서두(제도도통검교태위는 황소에게 고함)

  이제 내가 왕사로서 말하면 정벌함은 있으나 싸우지는 않고, 군정(軍政)은 은혜를 베풀고 베어 죽이는 것은

로 한다. 장차 상경(上京)을 수복하고 진실로 큰 믿음을 펴려고 함에 공경스럽게 가유를 받들어 간사한 꾀를

쳐부수려고 한다. 또 너는 본래 먼 시골구석의 백성으로 갑자기 억센 도적이 되어, 우연히 시세를 타고 문득  

히 떳떳한 기강을 어지럽게 하며 드디어 불측한 마음을 가지고 신기(神器)를 노리며 성궐을 침범하고 궁궐을

더럽혔으니 이미 죄는 하늘에 닿을 만큼 지극하였으니 반드시 여지없이 패하여 다시 일어나지 못할 것은 분명

하다.

  애달프다. 당우 시대로부터 내려오면서 묘와 호 따위가 복종하지 아니하였은즉, 양심 없는 무리와 충의(忠義)

 없는 것들이란 바로 너희들의 하는 짓이다. 어느 시대인들 없겠느냐. 멀리는 유요와 왕돈이 진 나라를 엿보았

고, 가까이는 녹산과 주자가 황가를 시끄럽게 하였다. 그들은 모두 손에 막강한 병권(兵權)을 쥐었고 또한 몸이

중요한 지위에 있어서, 호령만 떨어지면 우레와 번개가 치닫듯 요란하였고, 시끄럽게 떠들면 안개와 연기가 자

욱하듯 하였지만, 잠깐 동안 못된 짓을 하다가 필경(畢竟)에는 그 씨조차 섬멸(殲滅)을 당하였다.

  햇빛이 널리 비침에 어찌 요망한 기운을 마음대로 펴리요. 하늘 그물이 높게 달려 반드시 흉적을 베일진대 하

물며, 너는 여염집에서 내치고, 농묘 사이에서 일어나 분겁으로 좋은 꾀 삼고, 살상으로 급무 삼으니 큰 죄는

탁발할 수 있을 것이요, 소선(小善)으로 은신(隱身)할 수 없느니라. 천하 모든 사람이 다 너를 죽이려고 생각할

뿐 아니라, 문득 또한 땅 속의 귀신도 벌써 남몰래 베기로 의논하였다. 비록 기세를 빌어 혼을 놀게 하나, 일찍 이 선을 망치고 넋을 빼앗으리라. 무릇 인사를 이름에 스스로 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내 망언(妄言)하지 않는다.

  너는 자세히 듣거라.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는 더러운 것을 용납하는, 덕이 깊고 결점을 따지지 않는 은혜가 지

중하여 너에게 병권을 주고 또 지방을 맡겼거늘, 오히려 짐새와 같은 독심을 품고 올빼미와 같은 흉악한 소리를

거두지 아니하여 움직이면 사람을 물어뜯고 하는 짓이 개가 주인을 짓는 격으로, 필경에는 천자의 덕화를 배반

하고 궁궐을 침략하여 공후들은 험한 길로 달아나게 되고 어가는 먼 지방으로 행차하시게 되었다.

그런데도 너는 일찌감치 덕의에 돌아올 줄 모르고 다만 흉악한 짓만 늘어가니, 이야말로 천자께서는 너에게 죄를 용서해 준 은혜가 있고, 너는 국가에 은혜를 저버리니 죄가 있을 뿐이니, 반드시 머지않아 죽고 말 것인데, 어찌 하늘을 무서워하지 않느냐.

  하물며 누자라 솥은 물어 볼 것이 아니요, 한나라 궁궐은 어찌 네가 머무를 곳이랴.

 

  너의 생각은 끝내 어찌하려는 것이냐. 너는 듣지 못하였느냐. <도덕경>에 "회오리바람은 하루아침을 가지 못하고 소낙비는 온종일을 갈 수 없다." 고 하였으니, 하늘의 조화도 오히려 오래 가지 못하거든 하물며 사람의 하는 일이랴. 또 듣지 못하였느냐. <춘추전>에 "하늘이 아직 나쁜 자를 놓아 두는 것은 복되게 하려는 것이 아니고 그 죄악이 짙기를 기다려 벌을 내리려는 것이다."고 하였는데, 지금 너는 간사함을 감추고 흉악함을 숨겨서 죄악이 쌓이고 앙화가 가득하였음에도, 위험한 것을 편안히 여기고 미혹되어 돌이킬 줄 모르니, 이른바 제비가 막 위에다 집을 짓고 막이 불타오르는데도 제멋대로 날아드는 것과 같고, 물고기가 솥 속에서 너울거리지만 바로 삶아지는 꼴을 당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뛰어난 군략을 모으고 여러 군사를 규합하여, 용맹스런 장수는 구름처럼 날아들고 날랜 군사들은 비 쏟아지듯 모여들어, 높이 휘날리는 깃발은 초새의 바람을 에워싸고 총총히 들어찬 함선은 오강의 물결을 막아 끊었다.

  진나라 도태위처럼 적을 쳐부수는 데 날래고, 수나라 양소처럼 엄숙함이 신이라 불릴 만하여, 널리 팔방을 돌

아보고 거침없이 만 리를 횡행할 수 있으니 마치 치열한 불꽃을 놓아 기러기 털을 태우고, 태산을 높이 들어 새

알을 짓누르는 것과 무엇이 다르랴. 금신이 계절을 맡았고 수백(水伯)이 우리 군사를 환영하는 이 때, 가을바람

은 숙살하는 위엄을 도와주고 새벽이슬은 혼잡한 기운을 씻어 주니, 파도는 이미 쉬고 도로는 바로 통하였다.

석두성에 뱃줄을 놓으니 손권이 후군이 되었고, 현산에 돛을 내리니 두예가 앞잡이가 되었다. 앞으로 서울을 수

복하기는 늦어도 한 달이면 되겠지만, 살리기를 좋아하고 죽이기를 싫어하는 것은 하늘의 깊으신 덕화요, 법을

 늦추고 은혜를 펴려는 것은 국가의 좋은 제도이다.

  국가의 도적을 토벌하는 데는 사적인 원한을 생각지 아니 해야 하고 어두운 길에 헤매는 이를 깨우쳐 주는 데

서 바른 말이라야 하는 법이다. 그러므로 나의 한 장 글을 날려서 너의 급한 사정을 풀어 주려는 바이니, 미련

한 고집을 부리지 말고 일찍이 기회를 보아 자신의 선후책을 세우고 과거의 잘못을 고치도록 하라. 만일 땅을

떼어 받아 나라를 맡고 가업을 계승하여서 몸과 머리가 두 동강이 되는 화를 면하고 뛰어난 공명을 얻기 원한다

면 몹쓸 도당들의 말을 믿지 말고 오직 후손에게 영화를 유전해 줄 것만을 유의하라. 이는 아녀자의 알은 체할

바가 아니요 실로 대장부의 할 일이니만큼, 그 가부를 속히 회보할 것이요, 쓸데없는 의심을 두지 말라.

  나는 명령은 하늘을 우러러 받았고 믿음은 맑은 물을 두어 맹세하였기에, 한 번 말이 떨어지면 반드시 메아리

럼 응할 것이매 은혜가 더 많을 것이요 원망이 짙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만일 미쳐서 날뛰는 도당들에 견제

어 취한 잠을 깨지 못하고 마치 당랑이 수레바퀴를 항거하듯이 어리석은 고집만 부리다가는, 곰을 치고 표범

잡는 우리 군사가 한 번 휘둘러 쳐부숨으로써 까마귀 떼처럼 질서 없고 솔개같이 날뛰던 무리가 사방으로 흩

져 도망칠 것이며, 너의 몸뚱이는 도끼날에 기름이 되고 뼈다귀는 수레 밑에 가루가 될 것이며 처자는 잡혀

 죽고 권속들은 베임을 당할 것이다.

                                                                          -본문 (왕사로서 정벌하고자 함)



  옛날 동탁처럼 배를 불태울 그 때가 되어서는, 사슴처럼 배꼽을 물어뜯는 후회가 있을지라도 시기는 이미 늦

을 것이니, 너는 모름지기 진퇴(進退)를 참작하고 옳고 그른 것을 분별(分別)하라. 배반하다가 멸망하기보다 어

찌 귀순(歸順)하여 영화롭게 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 다만, 너의 소망(所望)은 반드시 이루게 될 것이니, 장

부(丈夫)의 할 일을 택하여 표범처럼 변하기를 기할 것이요, 못난이의 소견(所見)을 고집하여 여우처럼 의심만

품지 말라.   - 결말(귀순을 권유)


요점 정리

연대 : 당나라 881년

작자 : 최치원

형식 : 격문, 변려문체

성격 : 경고와 힐책과 회유

주제 : 적장의 죄과를 꾸짖고 투항할 것을 권고하는 글

의의 : 신라인으로서 당나라 사람들까지 놀라게 한 명문으로 최치원의 명성을 천하에 떨치게 한 글


이해와 감상

  당나라 희종 광명 2년에 유적인 황소가 모반하여 복주를 점령하고 소란을 일으키자, 조정에서는 고변을 제도

행영도통을 삼아 적을 치게 하였다. 이 때 최치원은 그의 막하에서 고변을 대신하여 7월 8일에 '격황소서'를 지

었다. 이 격문은 적장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명문으로서 문필의 대공을 세웠다. 이 격문의 뜻이 호장 장엄하여

추상열일과 같은 위압의 힘이 있었고, 용천설악의 쾌도로써 요마의 머리를 한 칼에 베는 것같은 위엄이 있었다.

 격문에서 적장의 죄를 꾸짖고 힐책하는 가운데, '다만 천하의 모든 사람이 너를 죽이려고 생각할 뿐 아니라,

또한 땅속의 귀신까지도 이미 남몰래 너를 베려고 의결하였다'라고 한 구절에서는 아무리 완강무지한 도둑일지

언정 한 번 읽고는 모골이 쭈뼛하고 혼비백산하여 저도 모르게 상(床)에서 굴러 떨어졌다고 한다. 이로써 최치

원의 문명(文名)이 천하에 떨쳐져 천 년 후인 오늘날에도 그 이름이 높게 된 것이다. 그리고 조종(祖宗)이라는

의의를 제쳐놓고라도 갖가지 설화와 일화, 기담으로 말미암아 초인적 존재로서 추앙을 받는 소지를 마련하였던

것이다.

심화 자료

변려문

변려체·변문 ·사륙문(四六文) ·사륙변려문이라고도 한다.

문장이 4자와 6자를 기본으로 한 대구(對句)로 이루어져 수사적(修辭的)으로 미감(美感)을 주는 문체로, 변은

한 쌍의 말이 마차를 끈다는 뜻이고, 여(儷)는 부부라는 뜻으로 후한(後漢) 중말기(中末期)에 시작되어 위(魏)

·진(晋) ·남북조(南北朝)를 거쳐 당(唐)나라 중기까지 유행한 문체로, 변려문이라는 명칭은 당송(唐宋) 8대가의

한 사람인 유종원(柳宗元)의 '걸교문(乞巧文)' 중 “변사려륙금심수구”라는 구절에서 유래한다.

변려문의 필수적인 조건은 다음과 같다.

① 개념 및 문법적인 기능이 서로 대응하는 2개의 구(句)로써 대구(對句)를 이루어 문장의 대부분을 구성한다.

② 문장의 전편(全篇)이 4자구(四字句)를 주로 하고, 6자구(六字句)를 이에 따르도록 구성한다. ‘사륙문’이라는

    호칭은 여기서 나왔다.
③ 구말(句末) 및 구중(句中)에서 일정한 규칙에 따라 평측(平仄)을 안배(按排)하고 문장의 운율을 알맞게 다듬

    는다.
④ 고전(古典) 문장을 잘라서 쓰는, 이른바 단어를 교묘하게 활용하여 문장에 세련미를 갖게 한다.

  변려문의 귀족적인 문체는 과도한 수사주의(修辭主義) 경향으로 말미암아 중당(中唐) 때 한유(韓愈) 등이 일

으킨 산문개혁운동에 의하여 서서히 쇠퇴의 길을 걸었고, 한국에서는 신라 때에 이미 '문선(文選)'이 애독되면

서 이 문체가 성행하였으며, 고려 때까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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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주의 주장을 위한 글 읽기’ 전략
 
     1) 논점을 명확하게 파악한 다음 글쓴이가 주장하는 바를 익힌다.
     2) 글쓴이의 주장이 타당한지 판단하며 읽는다.
     3) 논리적인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주장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며 읽는다.
     4) 필자의 주장이 어떤 가치와 의미를 갖는지 생각하며 읽는다.

 
      2. 「구텐베르크와 컴퓨터의 공존」
   활자 매체의 죽음을 선언하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종이책과 컴퓨터는 당분간 공존할 것이며, 여기에서 우리
  는 전통과 혁신의 역동적인 관계를 볼 수 있다. 종이책과 컴퓨터는 모두 문자에 의존하고 있다는 공통점 때문
  에 과거와 연결해 주는 통로가 될 수 있으며 상호 보충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Right you are옳은 말이예요

      What you say is true. 당신 말이 완전 옳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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