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독서 / 독서 능력은 학습 스타일을 좌우한다

 

맛있는 독서                “독서 능력은 학습 스타일을 좌우한다”   선생님과 궁합이 안 맞는 학생  회정이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서 성적이 끝없이 추락했다. 담임인 최 선생님이 가르치는 방식과 궁합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담임선생님은 규정을 어기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완벽주의자이다. 예를 들면, 급식 시간에 우유를 다 먹지 않은 학생들은 따로 남으라고 하여 우유를 강제로 먹이면서 주의를 장황하게 늘어놓는다. 이런 선생님과 회정이는 맞는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회정이는 선생님의 말씀을 자주 어기고 숙제를 안 해 오는 일도 잦다. 그러나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잘한다. 창의력이 뛰어나서 글도 잘 쓰고 상도 탄다. 그러나 선생님은 회정이의 자유분방한 태도를 참을 수 없었다. 선생님은 회정이를 ‘사고뭉치’라고 표현했고, 회정이는 글짓기 시간에 선생님을 ‘마녀’라고 표현했다.  그런데 이런 회정이를 4학년 담임선생님은 입이 닳도록 칭찬했었다. 유머 감각이 풍부하고, 아이디어가 참신하며, 창의성이 있는 학생이라고 했다. 물론 그 선생님 밑에서 회정이는 공부도 잘했었다.  교사가 가르치는 방식과 학습자가 배우는 방식이 충돌하면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난다. 매우 불행한 일이다. 각자의 방식이 아무리 훌륭해도 둘은 서로를 비난하게 될 것이다.  미시간 공대의 조벽 교수는 학생의 학습 스타일을 다음과 같이 10가지로 분류한다. 감각적인 학생과 직관적인 학생, 시각적인 학생과 언어적인 학생, 적극적인 학생과 반사적인 학생, 귀납적인 학생과 연역적인 학생, 순차적인 학생과 총체적인 학생의 10가지 스타일이다.  학습 스타일을 이해하는 방법으로 흔히 인간의 사고 유형과 학습 스타일의 연관성이 대두되어 왔다. 필자는 그동안 독서 능력 연구를 통하여 독서 능력에 따라 학습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은 6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감각형: 어휘력과 상상력이 낮아서 문자 언어보다 그림, 만화, 도표 등으로 표현된 학습 자료를 선호한다. 성격이 급하고 생각하기를 싫어해서 모든 질문에 즉흥적으로 답변한다. 비디오, 영화, 시청각 자료를 사용하여 공부를 가르치는 교사를 좋아한다. 언어로 설명하는 교사의 수업은 매우 지루해한다. 사고형: 상상력, 추리력, 비판력, 판단력이 뛰어나다. 문자 언어를 그린 언어로 바꾸어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그림이 많은 책은 오히려 시시해 하고 글씨가 많은 책을 좋아한다. 사색적이고 침착하며 집중력도 높다.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교사를 좋아하고, 격언, 잠언, 속담 등 의미 있는 문구 속에서 의미를 깨우칠 때 지적 쾌감을 느낀다. 분석형: 분석적 사고가 뛰어나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때도 분석적 방식을 사용한다.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문리 같은 과목을 좋아한다. 자료를 관찰하고  나서 규칙과 원리를 찾아내는 데 능숙하다. 문학책의 스토리를 잘 믿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다큐멘터리를  좋아한다. 학습 스타일은 귀납적 방식을 선호하고 실험이나 관찰을 통한 학습을 좋아한다. 종합형: 어휘력과 요약력이 뛰어나다.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면서 중요한 것을 찾아내거나 한마디로 표현할 때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직관이나 감성을 발휘하는 문학, 예술, 국사, 역사와 같은 인문 과목을 좋아한다. 판타지를 좋아하고, 그림이나 글에 제목 붙이는 것에 능숙하다. 큰 덩어리로 제시되는 학습을 통해 더 잘 배운다. 학습 스타일은 연역적 방식을 선호한다. 모방형: 상상력과 비판적 사고가 낮다. 원리 원칙을 좋아하고, 책을 읽을 때나 공부할 때 비판해 보거나 자신의 생각을 보태지 않고 책의 내용대로 따른다. 주인공의 행동이나 언어를 비판 없이 받아드리기 때문에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 쉽다. 그러므로 독서 자료 선정에 각별히 주의해야 할 타입이다. 자세하고 친절하게 반복적으로 지도해 주는 교사를 좋아한다. 문제 해결형: 비판력, 창의력, 추리력이 뛰어난 적극적인 활동가이다. 배운 것을 자기 삶에 적용하는데 능숙하다. 모든 자료를 일단 의심해보고, 주인공의 잘못된 점을 찾아내어 자기 주위에서 그런 인간형을 찾아보는 것을 즐긴다. 그룹으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친구들 중에서 리더 역할을 하며 장차 지도자를 꿈꾼다. 일일이 자세하게 가르쳐주는 교사보다 문제만 던져주고 스스로 공부하기를 독려하는 교사를 좋아한다. 이상에서 볼 때 각기 다른 학습 스타일은 학생의 사고 구조 차이에서 오며, 그러한 차이를 만드는 요인은 독서 능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의 스타일도 천차만별인 것처럼 학생들이 배우는 스타일도 여러 가지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공부를 잘 하려면 배우는 스타일과 가르치는 스타일간에 궁합이 맞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훌륭한 교수 전략을 가지고 있어도 학생의 배우는 스타일과 맞지 않을 때는 효과가 적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스타일이 배우는 스타일을 구성한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많은 학자들이 내놓은 연구 결과이다. 생각하는 스타일을 만드는 것은 개인의 독서 능력이며, 개인의 독서 능력은 학습 스타일을 결정한다.                                                                         남미영 l 한국독서교육개발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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