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童詩

거꾸로 보는 세상

수로보니게 여인 2015. 4. 22. 22:49

[가슴으로 읽는 동시] 거꾸로 보는 세상

  • 이준관 아동문학가 

    입력 : 2015.04.22 03:00

     

    거꾸로 보는 세상

    학교 오는 길에
    연둣빛 애벌레 한 마리

    초록 풀잎 뒷면에
    거꾸로 매달려 있었지요.

    무슨 생각을 할까?

    나도 따라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하늘을 봐요.

    조그맣게 휘파람을 불어요.
    눈을 감고 바람도 햇볕도
    가만히 느껴보아요.

    매일 보는 세상이지만
    참 다르네.

    왠지 연둣빛 애벌레가 되고 싶은
    어느 날 오후.

    ―오지연(1968~ )

     
    아이는 학교 오는 길에 연둣빛 애벌레를 본다. 초록빛 풀잎 뒷면에 매달린 애벌레는 '무슨 생각을 할까?' 하고 아이는 생각한다. 아마 날개가 돋아 파란 하늘을 날아다닐 꿈을 꿀 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아이는 애벌레처럼 거꾸로 매달려 하늘을 본다. 그리고 눈을 감고 애벌레처럼 가만히 바람과 햇볕을 느껴본다.

    아이가 철봉에 애벌레처럼 거꾸로 매달려 바라본 세상은 다르게 보였을 것이다. 하늘도 다르게 보이고 햇볕도 다르게 느껴졌을 것이다. 어쩌면 아이는 자기 몸속에서 애벌레처럼 꿈틀거리는 눈부신 꿈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햇볕이 눈부신 봄날 오후에는 이 동시 속의 아이처럼 누구나 연둣빛 애벌레가 되고 싶은 마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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