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국어 바루기

국어의 로마자 표기는 소리가 나는 대로 적어주세요!

수로보니게 여인 2013. 6. 23. 16:10

2013-06-18 | 423 조회

 

 

‘외래어 표기법’이 외래어를 한글로 적는 법을 정해 놓은 것이라면, ‘로마자 표기법’은 한국어를 로마자로 적는 법을 정해 놓은 것입니다. 우리의 문자 생활은 언뜻 보면 한글 일색인 듯하지만 로마자 표기는 일상에서 자주 접하게 됩니다. 지역명을 알려 주는 표지판, 지하철 노선도의 역 이름에는 한글과 로마자가 같이 쓰이는 것이 보통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고받는 명함의 뒷면에도 자신의 이름과 소속 기관명, 주소 등에 로마자를 씁니다.

 
 사실 로마자 표기법은 우리나라 사람끼리 소통을 하는 데에는 별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한글을 읽지 못하는 외국인이 한국에 머물면서 의사소통을 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이 주목적이라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최근 외국인 관광객도 부쩍 증가하고 국제적으로 경제 및 문화 교류도 활성화되면서 우리 생활의 많은 영역에서 외국인과 맞닥뜨리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따라서 로마자 표기법은 이제 익혀 두면 좋은 것이 아니라 익혀야 할 것으로 점차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서너 차례에 걸쳐 로마자 표기법의 주요 내용을 설명해 볼까 합니다.

 

먼저 유념해야 할 사항은 국어의 로마자 표기는 국어의 표준 발음법에 따라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한글 표기를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실현되는 소리를 따른다는 뜻이지요. 예를 들어, 서울의 ‘종로’를 로마자로 옮길 때 한글 표기에 이끌려 ‘*Jongro’로 적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종노]로 소리가 나므로 ‘Jongno’로 적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다음에 자세히 다루고, 우선 모음과 자음의 표기 원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모음은 단모음과 이중 모음으로 나뉘며 아래 표와 같이 적는 것이 원칙입니다.

 

funhangul_130618_02

 

이 표에 따라 제 이름인 ‘대성’을 적으면 ‘Daeseong’이 됩니다. 흔히 ‘성’을 ‘sung’로 적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숭’을 나타내므로 잘못입니다. 또한 ‘ㅜ’를 ‘oo’로 적는 경우도 많습니다. 영어식 표기에 이끌려 그러한 것인데, 앞서 말씀드린 대로, 국어의 로마자 표기는 발음을 따라 적는 것이 원칙이므로 이렇게 적으면 안 됩니다. 국보 1호 ‘숭례문’은 ‘*Soongnyemoon’이 아니라 ‘Sungnyemun’입니다.

 

‘영등포’는 어떻게 적어야 할까요? ‘Yeongdeungpo’가 정답입니다. 영어 ‘young’에 이끌려서 ‘영’을 그와 같이 적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는 잘못입니다. 이처럼 영어식 표기나 발음에 이끌려서 ‘위’를 ‘*we’로 적는다든지, ‘비’를 ‘*bee’로 적는다든지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로마자 표기법에는 어긋난 것임을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ㅢ’를 로마자로 적을 때는 발음을 따르지 않고 예외적으로 표기를 따른다는 점도 알아 두면 좋겠네요. ‘희’는 [히]로 소리가 납니다. 따라서 우리가 알고 있는 원칙을 적용하면 ‘연희동[연히동]‘은 ‘*Yeonhi-dong’으로 적어야 할 듯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표기를 따라서 ‘Yeonhui-dong’으로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음의 표기 원칙과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 시간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글_이대성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