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피플

아이돌의 시대에… 63세 '원조 오빠' 신드롬

수로보니게 여인 2013. 4. 24. 11:52

아이돌의 시대에… 63세 '원조 오빠' 신드롬

정상혁 기자 ․ 정지섭 기자

입력 : 2013.04.24 03:02 | 수정 : 2013.04.24 09:03

[조용필, 19집 '헬로' 들고 10년 만에 귀환… 수록곡 음원차트 1~10위 휩쓸어]

- 歌王 "나를 버렸다"
"국내 작곡가들 내 이름에 부담, 아예 외국 작곡가에 曲 의뢰
팝·록·랩 망라 스스로 틀 깨… 싸이와 경쟁하게 돼 기뻐요"

- 10~20代도 조용필 열풍
사인 CD, 1시간 반 만에 매진… 음반 2만장 3시간 만에 동나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경이로운 돌풍이었다. 데뷔 45주년을 맞은 가왕(歌王) 조용필이 10년 만의 정규 앨범인 19집 '헬로'를 발표한 23일, 그의 노래들은 세대를 초월한 열광적 호응을 이끌어내며 온·오프라인 음악 시장을 평정했다.

친필 사인 CD를 받으려고 새벽부터 팬이 몰려 300여m 줄을 이뤘던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을 비롯한 전국의 음반 매장에는 종일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정오(正午)에 온라인 음원(音源)이 공개되자 거의 모든 음원 사이트에서 조용필 19집 수록곡들이 실시간 1~10위를 휩쓸었고, 오프라인으로 선주문된 앨범 2만장도 발매 3시간이 채 안 돼 동나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이날 저녁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린 신곡 발표 쇼케이스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조용필은 사춘기 소년처럼 해맑고 설렌 얼굴로 "노래 가사처럼 심장이 바운스(bounce) 바운스된다"고 했다.

"나를 탈피하고 싶었다"

"2003년 18집을 작업할 때 개인적으로 슬픈 일(부인 안진현씨와 사별)이 있어 계속 앨범을 낼 생각을 못했어요. 여러 번 앨범을 연구하고 곡도 만들었지만 개인적으로 양에 차지 않아 재작년에야 시작했죠. 나 자신에 대한 불만이 많았어요. 한 테두리 안에만 계속 있는 것 같아 저를 탈피하고, 제 틀에서 벗어나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가왕(歌王)’ 조용필이 23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프리미어 쇼케이스―헬로’에서 객석을 메운 2000여 명의 관객 앞에서 열창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가왕(歌王)’ 조용필이 23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프리미어 쇼케이스―헬로’에서 객석을 메운 2000여 명의 관객 앞에서 열창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조용필은 '나를 버리겠다'는 다짐을 강력하게 실천했다. 앨범 콘셉트를 '깊이'가 아닌 '편안함'으로 정했다. 자신이 곡 쓰는 데 쏟은 에너지를 남이 쓴 좋은 곡을 찾는 데 쏟았다. 하지만 '조용필'이라는 이름 석 자의 무게감이 문제였다. 박용찬 앨범 프로듀서는 "많은 작곡가가 '조용필'이라는 점 때문에 두려워하고 힘들어했다"고 했다. "차라리 조용필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의뢰해보자"고 뜻을 모은 제작진은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렸다. 그렇게 모인 500여 곡을 조용필은 수십 번씩 되풀이해서 들었다. 마티 도드슨, 칼 우트불트, 알렉산터 홀름그렌('바운스' 공동 작곡), 마리아 마커스, 니클러스 룬딘, 스캇 크리페인('헬로' 공동 작곡) 등 영미권 작곡가들이 주축이 된 '글로벌 라인업'도 이렇게 짜였다.

"싸이는 우리의 자랑"

80년대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한류(韓流)의 초석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 조용필은 "싸이는 우리의 자랑입니다. 정말 엄청나고 정말 훌륭하죠.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우리나라에 생기는구나! 누가 그래요. 왜 싸이랑 붙었느냐고(웃음). 같이 1·2위 하게 돼서 기뻤죠"라고 말했다.

 

23일 오전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에서 판매되는 조용필의 19집 친필 사인 앨범을 사기 위해 팬들이 줄을 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줄은 영풍문고에서 근처 SK서린빌딩까지 300m가량 이어졌다. /뉴스1

이날 오후 8시부터 열린 쇼케이스에서 조용필은 박정현, 자우림, 국카스텐, 이디오테잎 등 초대가수들의 헌정무대가 끝난 뒤 마지막으로 나와 신곡 '바운스', '헬로', '어느날 귀로에서' 등 세 곡을 불렀다. 그는 팬들에게 직접 소감을 전하는 시간을 갖고 "내가 팬들을 위해서 앨범 하나 냈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잘했든 못했든 어쨌든 기분 좋다"며 빙긋 웃었다. 조용필은 5월 31일~6월 2일 서울올림픽체조경기장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나선다.

돌아온 '원조 오빠'… 음반 불티

이날 가왕의 돌풍이 먼저 시작된 곳은 전국 주요 도시의 음반 매장이었다. 오전 10시 30분, 서울 영풍문고 종로점엔 조용필 친필 사인이 들어 있는 CD를 사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구불구불 이어졌다.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울산에서 0시발 심야 버스를 타고 상경했다는 회사원 양석우(53)씨는 "회사에서 '양용필'로 통할 만큼 좋아해 월차 내고 왔다"고 했다. 휠체어와 자가용을 이용해 이날 아침 7시에 도착한 윤현우(48)씨는 "CD를 열었는데 뭉클했다. 소아마비를 앓아 외출도 잘 못 했는데, 조용필의 노래 덕분에 삶을 비관하거나 비뚤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고 했다.

앨범 타이틀곡 '헬로'는 이날 오후 국내 9개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휩쓸었다. 이 중 '벅스'는 오후 4시 30분 기준으로 실시간 차트 1위 '헬로'를 비롯해 10위까지 전곡이 조용필의 신곡으로 채워졌다. 

 

[이슈&포커스] 歌王 조용필, 10년만에 발표한 앨범에 전국이 들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