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童詩

나무들이/ 손광세 (1945~ )

수로보니게 여인 2013. 4. 12. 17:12

[가슴으로 읽는 동시] 나무들이

이준관·아동문학가

입력 : 2013.04.04 23:01

 

나무들이

 

나무들이

뚝딱뚝딱 망치질을 한다.

초록빛 바람 쉬어 가라고

두 다리 토당거리며

노래를 부르고

재재갈재재갈

맘껏 떠들다 가라고

의자를 만든다.

순한 빗방울도 앉았다 가고

목빛 고운 새들도

머물다 가라고

나무들이

작은 의자를 만든다.

참 많이도 만든다.

 

―손광세 (1945~ )

 

가장 먼저 계절을 아는 것은 나무들이다. 나무마다 초록빛 바람이 와서 살랑거리고 작고 귀여운 새들이 재잘댄다. 새들이 앉아 재잘대는 나무마다 새의 날개 같은 잎들이 파르릉 피어날 것만 같다. 새의 부리 같은 꽃들도 재재갈 피어날 것만 같다.

그런데 이게 무슨 소리일까. 나무에 가만히 귀를 대 보면 망치 소리가 들린다. 나무들이 뚝딱뚝딱 망치로 의자를 만드는 소리다. 그러고 보면 나뭇잎들도 꽃들도 나뭇가지도 모두 나무가 만든 의자이리라. 나무가 만들어야 할 의자는 참 많을 것이다. 바람도 빗방울도 새들도, 아니 우리들의 눈빛도 머물다 가야 하니까. 나무야, 의자를 많이 만들어라. 이 세상 모두가 앉아 쉬어 가고 머물다 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