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엔돌핀 팍팍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가 되려 했을 때

수로보니게 여인 2006. 11. 15. 13:37

아무런 요구가 없을 때

우리는 행복하였습니다

서로 바라보는 맑은 눈동자만으로

사랑은 풍요로웠습니다

그러나

내가 그 사람의 어떤 의미가 되려 했을 때

모든 꿈은 깨어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랬지요

그 사람은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다가는

끝내 눈물빛 침묵만으로

쓸쓸한 등을 보이며 떠나갔습니다

 

누군가에게 준비되지 않은 것을

나도 모르게 강요하였으로

누군가에게 속박되기를 바라는 것이

이미 그 사람을 속박함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온밤내 강물이 흐릅니다

어쩌면 나는

아주 작은 것에서조차

삶의 목표를 실현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비로소 느낍니다

스스로 하나의 우주인 그 누군가를

구속하려 했던 어리석음을

진정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였기 때문이겠지요  

 

                                 고은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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