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요구가 없을 때
우리는 행복하였습니다
서로 바라보는 맑은 눈동자만으로
사랑은 풍요로웠습니다
그러나
내가 그 사람의 어떤 의미가 되려 했을 때
모든 꿈은 깨어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랬지요
그 사람은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다가는
끝내 눈물빛 침묵만으로
쓸쓸한 등을 보이며 떠나갔습니다
누군가에게 준비되지 않은 것을
나도 모르게 강요하였으로
누군가에게 속박되기를 바라는 것이
이미 그 사람을 속박함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온밤내 강물이 흐릅니다
어쩌면 나는
아주 작은 것에서조차
삶의 목표를 실현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것을
비로소 느낍니다
스스로 하나의 우주인 그 누군가를
구속하려 했던 어리석음을
진정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였기 때문이겠지요
고은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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