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나 할 것 없이 고통스러운
아직은 그때가 아니길
얼마나 원했는지 모른다
미처 자유롭지 못한 나에게
언약한 날개를 그려주고
그렇게 날아갈 수 있길
하늘이 까매지도록 바랐다
전혀 깨닫지 못한 아픔이
나보다 크게 부닥쳐 오면
유리를 지나가는 마지막 모습
내 살아온 삶만큼 허전하다
아무리 뜨거운 돌맹이를 던져도
그는 저 만치서 나를 보고만 있고
내, 이 초라한 모습으로
전신을 태우며 날아가는데
영원히 나의 것이 될 수 없는
풀 한 포기
바람이 불 때마다 쓰러지고
황혼으로 사라진 그대를, 나는
온 어둠을 뒤지며 헤매고 있다.
- 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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