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를 여섯번이나 담았던
당신의 아랫배는
생명의곳간,옆으로 누우면
내가 제일 고생 많았다며
방바닥에 너부러진다
긴장을 놓아버린 아름다운 아랫배
누가 저 싱싱한 방앗간을
똥배라 비웃을 수 있는가
허벅지와 아랫배의 터진 살은
마른 들녘을 적셔 나가는 은빛 강
깊고 아늑한 중심으로 도도히 흘러드는
눈부신 강줄기 딸려들고파
나 문득 취수장의 물처럼 소용돌이친다
뒤룩뒤룩한 내 뱃살을
인품인양 어루만지는 생명의 무진장이여
방바닥도 아랫배에 볼 비비며
절절 끓는다
이정록(1964~) '강'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