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동 범 -
냉장고의 생선 한마리
서늘하게 누워 바다를 추억하고 있다
플라스틱 용기에 갇힌채
두 눈을 부릅뜨고
마지막으로 보았던 바다를 떠올리고 있다
생선의 눈동자에 잠시 푸른빛이 넘실댄다
생선은 내장을 쏟아낸 가벼운 몸을
일으키려 하지만
바다는 너무 먼곳에 있다
파도처럼,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
아련하게 출렁인다
캄캄하게 출렁이는 냉장고
눈동자 하나가득 바다를 담고싶은,
두 눈 부릅뜬 생의 마지막이
조용히 냉장되어 있다
- 시집'심야 배스킨라빈스 살인사건(문학동네) 중에서
2006年 4月 20日 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