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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머무르고 싶은 순간/시는 <언어의 경제성>을 살려야

수로보니게 여인 2006. 12. 6. 17:55
머무르고 싶은 순간

/ 접시꽃


까만 머리 찰랑대고
맑은 눈빛
진한 꿈 꾸던
아득한 의식속에
머무르고 싶지 않습니다

익숙한 흥분
가슴 설레는 마음 가득
별빛 담은 언어들을
속삭이던 추억으로
가고싶지 않은 것입니다

마주하던 눈빛만으로
영혼이 풍요했던
묻어 두었던 행복은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나온 그 사람과 함께
보내주려 합니다

예상치 못한
지나쳐 달아나 버릴 것같은
기대하지 않은 만남에
머무르고 싶습니다

기울어 가는 영혼
바람으로 지나치며
닮은 꼴이라 웃어주는
바라볼 수 있는 미소 속에
머무르고 싶은 것입니다

찰랑이던 머리결 만큼
반지르르 윤이 나는
더 많은 목소리
흩어져 허공에 날리는
시효지난 속삭임 보다
한겨울의 눈발처럼
영혼위에 나리는
바람 지나는 노을 풍경속에
머무르고 싶은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고 싶은 것입니다
..................................

시를 씀에 있어서
<보다 정확한 표현>을 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애매모호한 표현은 시를 쓰는 시인 자신뿐만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그 시를 이해함에 있어 어려움을 겪게 합니다.

<진한 꿈 꾸던
아득한 의식속에>

위와 같은 표현은 시를 쓴 시인은 그 의미를 알 수 있겠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진한 어떤 꿈>인지
<어떤 아득한 의식>인지
그 뜻을 헤아리기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흩어져 허공에 날리는
시효지난 속삭임 보다
한겨울의 눈발처럼
영혼위에 나리는
바람 지나는 노을 풍경속에
머무르고 싶은 것입니다>

위에서도
<시효 지난 속삭임보다>가 받는 말은
<바람 지나는 노을 풍경 속>인데
두 글을 매치 시키려 해봐도
쉽게 와닿지가 않습니다.

시는 <언어의 경제성>이
가장 요구되는 장르입니다.
이 말은 가장 적은 언어로
가장 많은 것을 말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 시를 과감히 정리해서 반 쯤으로 줄여보시기 바랍니다.
출처 : 머무르고 싶은 순간/시는 <언어의 경제성>을 살려야
글쓴이 : 청어 원글보기
메모 : 점점 미궁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