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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스포츠와 글쓰기 (1)

수로보니게 여인 2008. 12. 10. 11:09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sword 문은 무보다 강하다.   

 

    

제목 [27강] 스포츠와 글쓰기 (1)            작성자 성공시대 관리자


지난 시간 복습부터 하죠.
구어를 살려 그대로 옮기면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이거 쉽지 않아요. 구어를 문어로 옮기지 못하는 것은 틀릴까봐 두렵기 때문이에요. 그 두려움을 넘어서야 합니다. 어떻게 넘어설 수 있느냐… 사전 찾아보면 되죠.  

또,
인터넷은 마지막 수단으로 활용하라고 했지요? 매체 의존, 매체 중독에서 벗어나야 글도 잘 쓸 수 있어요. 글쓰기란 결국 자유롭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문자로 표현하는 예술 장르거든요. 그 어느 것에도 구속되면 안 됩니다.  

오늘은 스포츠와 글쓰기에 관해서 하기로 했지요? 몸을 써야 하는 스포츠와 머리를 써야 하는 글쓰기,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글쓰기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하는 거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됩니다.  

발로 뛰지 않으면 좋은 글을 쓸 수 없거든요, 훌륭한 작가들 보세요. 자료 수집하느라 전 세계를 누비죠. 한 번 같던 곳을 수십 번 다시 갑니다. 반면 정반대 경우도 있습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운동선수들 미니홈피나 들락거리면서 기사랍시고 써제끼는 기자들 말예요.  

글쓰기는 몸으로 하는 것이기에 스포츠와 동일합니다! 스포츠와 글쓰기의 공통점, 또 하나. 폼, 즉 자세가 중요하다는 거지요. 제가 평소 강조하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아름다운 스윙, 아름다운 슛, 아름다운 팔로우스로… 모두 기본기를 잘 갖춘 선수들에게서 나오는 것들이죠.  

그럼 아름다운 글은 어떤 걸까요?
정확하고 간결하면 아름답습니다. 한글전용 운동가들이 그런 말 많이 하잖아요? ‘아름다운 우리말을 씁시다.’ 이거 헛소리예요. 고유어라고 해서 아름답고 외래어라고 해서 추한 게 아니거든요. 문맥에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름다운 겁니다. 우리 고유어가 지닌 뜻을 명확히 파악하면 굳이 외래어 쓸 이유가 없어요. 간혹 고유어보다 외래어가 훨씬 적절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외래어 쓰면 됩니다.  

정확하게 쓰겠다는 자세만 잘 갖추면 다 해결됩니다. 그런 자세를 갖추고 나면 이제 공을 끝까지 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공을 끝까지 보지 않으면 안타를 칠 수 없어요. 공을 끝까지 본다는 걸 글쓰기에 빗대면…  범주를 지키는 겁니다. 처음에 꺼냈던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않고 마지막 문장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겁니다. 글 잘 쓰는 사람들은 모두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켜요. 집중력이 중요한 겁니다.  

자, 그럼 기술 들어가야죠? 여러분이 좋아하는 스포츠 종목을 하나 정해서 정의를 내려 보세요. 예전에 한 줄로 정의하기 연습을 했는데, 응용해 보는 겁니다. 어떤 학생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구기 운동, 특히 아이스하키를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왜 그러냐고 했더니 공 하나를 둘러싸고 수없이 많은 돌발 상황, 창의적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에 좋아한대요. 가끔 쌈박질도 하는데, 그것도 아이스하키에서는 경기의 일부죠. 글쓰기에 자신이 없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한 문장으로 규정해 보는 연습을 하는 게 좋습니다. 오늘은 스포츠 종목 중 하나를 택해 규정해 보세요.  

저는 배구를 좋아해요. 어릴 적 제 우상은 일본 대표팀 선수였던 나까가이치 유이치였습니다. 하늘로 솟아오르는 한 마리 새 같았죠.  

이수익의 시 “바다”를 읽으면 전 배구장 풍경과 나까가이치가 떠올라요.  

하늘로 높이
하얀 옷처럼 떠오르려는 물결과
어깨를 부딪치는 쾌감으로 밀려가는 물결이
흐르는 시간 속에 서로 만나는
군청빛 바다는 신의 직물.
올을 짜고 푸는 일에 익숙한 손의
즐거움과 근심이 함께 어리어…

- 이수익, "바다"  

하얀 옷처럼 솟는 물결은 공격수, 나까가이치…
어깨를 부딪치는 쾌감은 블로커,  
올을 짜고 푸는 건 세터…

이번 주에 라디오로 스포츠 중계 들어 보세요. 어떻게 글을 써야 좋은 글을 쓸 수 있을지, 감이 딱 올 겁니다.  

택시를 타면 가끔 라디오에서 나오는 스포츠중계를 듣게 됩니다. 그런데 아나운서들은 대개 티비처럼 중계해요. 청취자는 답답하죠. 어떤 장면이 펼쳐지는지 잘 떠오르지 않거든요. 어떤 아나운서는 라디오에 맞게 중계해요. 선수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 몸짓은 어떻게 하는지, 공이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지, 데굴데굴 가는지 슝 날아가는지 쉴새없이 전달해요. 그러면 청취자의 머릿속에 야구장과 축구장이 박진감 넘치게 펼쳐집니다. 서기철 아나운서가 예전에 그랬어요, 요즘에는 신입 아나운서들이 라디오 중계를 맡는 경우가 많은데, 라디오 중계를 하려면 훨씬 많은 경험과 역량이 필요하므로 베테랑들이 맡아야 한다고요.  

라디오 중계처럼 글을 쓰십시오. 글이란 연극이나 영화와 달리 문자로 형상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독자가 머릿속에 구체적인 형상을 떠올릴 수 있도록 기술해야 합니다.  

자, 오늘의 격언 한 마디,  

“경기에 뛰지 못해도 늘 몸을 풀어 두라.”

축구 경기가 다 끝날 무렵 벤치에 앉아있던 후보 선수들이 몸을 풉니다.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거죠. 언제 뛰게 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글쓰기 연습은 하루도 거르면 안 됩니다. 하루에 단 1분을 해도 상관없어요. 단, 하루도 거르면 안 됩니다. 어떤 선수는 추가시간에 투입돼도 골을 넣습니다. 늘 준비를 해 두었기 때문이죠.  

다음 시간에도 <스포츠와 글쓰기>를 합니다. (끝) 이강룡. http://readme.kr   
 

 


  글쓰기는 머리로 하는 게 아니라 몸으로 하는 거

 

 

                                                 

           

                                                

                              Write It Down Make It Happen 

                                                                                                                           

                                                                                                              

출처 : 스포츠와 글쓰기 (1)
글쓴이 : 접시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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