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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층에서 떨어지는 여자/김승희

수로보니게 여인 2010. 9. 13. 15:58

 
  김승희,「110층에서 떨어지는 여자」(낭송 박경미)2010년 9월 13일

   
 

 

 


김승희의 「110층에서 떨어지는 여자」를 배달하며


9ㆍ11 테러사건 때, 무역센터빌딩 붕괴 직전 가까스로 탈출했던 이의 말이 잊히지 않습니다. 건물에서 빠져나오는데 무언가 퍽, 퍽,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서 불탄 잔해들이거니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사람들 떨어지는 소리였다는군요. 불타는 고통을 견디지 못해 창밖으로 몸을 던졌던 거지요.

시인은 110층에서 떨어지는 순간을 길게 늘려 희생자에게 연인과 마지막으로 절박하게 사랑을 나눌 기회를 줍니다. 희생자를 태우는 불에게 "오렌지색 불", 치마를 물들이는 "꼭두서니 빛" 화염, 엉덩이와 허리를 베어 먹는 "너울너울 화염" 등과 같은 아름다운 이름을 붙여줍니다. 마치 사랑을 불로 정화하려는 듯이. 이것이 고통스러운 죽음을 추모하는 시적 방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