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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김광규의

수로보니게 여인 2010. 6. 21. 22:00

 

 
김광규, 「나」(낭송 박은숙)2010년 6월 21일

 

   
 
 

 

 


김광규의 「나」를 배달하며


이름과 이름 뒤에 붙은 온갖 계급장이 내 삶을 대신 살아주지만, 그것이 지금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은 아니죠. 당장 급한 밥벌이 문제,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를 해결하는 것만도 벅차서, '나'와 '내 삶'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일지 모릅니다. 그런 건 먹고 사는 일을 처리하고 나서 여유가 생기면 천천히 생각해도 되는 한가한 일일지 모릅니다. 이 질문이 없는 동안은 스스로가 건강하다고 생각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나도 한없이 약해질 것입니다. 그때 이 질문은 느닷없이 기습하여 나를 괴롭힐 것입니다. 아무도 모르는 나는 무엇인가? 지금 여기 있는 나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