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ШёlСомЁοο /´˝˚³οο골방 글쓰기

글짓는 마을(희망)

수로보니게 여인 2010. 3. 7. 23:20

<<글짓는 마을>>



오늘부터 공감을 이끌어내는 글쓰기 기술,
<글짓는 마을>로 함께합니다.

<글짓는 마을>은 매주 테마를 정해 그 테마에 어울리는 좋은 책을 선정한 다음, 적절한 문장을 발췌해 올 겁니다.

 

이 문장을 함께 음미하고,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할지
이야기도 나눠 보려 합니다.

오늘의 테마는 바로 ‘희망’입니다.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 한 구절을 읽겠습니다.

나를 거쳐서 고통스런 마을로 가고
나를 거쳐서 영원한 고통 속으로 가며
나를 거쳐서 저주받은 무리 속으로 간다.

나보다 먼저 창조된 것이란 영원한 것 이외엔
없으니, 나는 영원토록 남아 있으리라.
여기 들어오는 너희는 온갖 희망을 버릴지어다.

 

나를 거쳐서 고통스러운 마을로 간다... 어떤 뜻일까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또 누군가에서서 상처를 입습니다. 상처입은 것은
평생 기억하면서 상처 준 것은 금세 잊고 맙니다. 그걸 돌아보자는 겁니다.
누군가 나를 거쳐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되진 않았을지.

그러면 ‘나를 거쳐서 저주받은 무리 속으로 간다’는 구절도 이해할 수 있죠. 근거없는 비난, 악플, 오해... 이런 것 때문에 어떤 사람은 저주받은 삶을 살아갈 수도 있는 겁니다.

‘여기 들어오는 너희는 온갖 희망을 버릴지어다’...
친숙한 구절이죠?
?희망이 사라진 곳이 바로 지옥이라는 말입니다.?

출근할 때 아무 희망도, 기대도 없다면,
직장은 하루 종일 생지옥이나 다를 바 없을 겁니다.

반대 경우를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딴 순간 모든 이들이 희망을 보았고,
그날 모두 행복했죠.

어둠 속에 처한 이에게 손길을 건넨다면
그 사람의 영혼을 구원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의 등불이 된다는 것처럼 숭고한 일도 없죠.

자, 그럼 우리 주변 사례에 적용해 볼까요?

엊그제 본 영화 이야기를 해 드릴게요.
이해준 감독의 <김씨표류기>입니다.

해피앤캐시 사채빚에 시달리던 남자가 한강 다리 위에서 투신 자살을 시도합니다. 그런데 죽지 않고 정신만 잃은 채 떠내려 가다가 밤섬에 다다르죠. 자살 시도를 또 하지만 실패하고, 살아볼까?하여 탈출과 구조요청을 시도하지만 그것마저 실패합니다. 결국 대도시 속의 무인도인 밤섬에 눌러앉죠.
그러다 강물에 떠내려온 쓰레기 중 자장라면 봉지를 발견합니다.

살아오면서 자장면을 거부했던 자신의 독선과 오만을 뼈저리게 후회하며
자장면을 먹고 싶다는 열망에 불탑니다.

자장라면 봉지 안에 뜯지 않은 자장스프가 있음을 발견하고 삶에 대한 강렬한 의지를 불태우게 됩니다. 그런데 면이 없잖아요.

그래서 새똥 속에서 옥수수 씨를 찾아내 옥수수를 심습니다. 결국 성공하죠.

희망을 갖게 되는 건 늘 사소한 계기에서 비롯하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또 재밌는 장면이 하나 나옵니다.
자장라면 봉지 뒷면에 ‘희망소비자가격’ 글자가 나타나는데,
주인공 남자가 ‘소비자가격’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립니다.
그러면 화면에 ‘희망’만 남죠.

---------------------------------------------

이번 시즌부터는 청취자들이 글쓰기 연습에 참여해 주십시오.

수업 시작하면서 제가 테마를 알려드리면 그에 관한 자신의 경험과 에피소드를 게시판에 남겨주세요. 예를 들어 오늘의 테마가 희망이잖아요. 희망의 불씨를 당겼던 작은 계기들에 관해 게시판에 남겨주시면 제가 몇 개를 뽑아 다음주 수업 시작하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또 이번 시즌부터는 수업 마치기 전
예술작가들이 남긴 아름다운 문장 하나씩 소개해 드립니다.

예, 오늘 소개할 문장은 첼리스트 로스트로포비치가 남긴 말입니다.

“저는 때로 제 연주보다 청중들의 박수 소리가 더 아름답다고 느낄 때가 있습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은 로스트로포비치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베를린 장벽으로 달려 갑니다.

그리고 장벽 앞에서 평화와 자유를 만끽하며 첼로를 연주하죠.

아인슈타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학자에게서 과학을 떼놓았을 때 남는 것으로 그 과학자를 평가해야 한다고, 첼로를 떼놓는다 해도 로스트로포비치는 충분히 훌륭한 인격자로 평가될 것입니다.

 

'—…³οοШёlСомЁοο > ´˝˚³οο골방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짓는 마을(사랑)  (0) 2010.03.16
글짓는 마을(행복)  (0) 2010.03.10
서평 쓰기 2  (0) 2010.02.22
서평 쓰는 방법  (0) 2010.02.08
글 쓸 때 삼가야 할 몇 가지   (0) 2010.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