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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여 돌아오라

수로보니게 여인 2009. 7. 14. 18:37

 

그 많던 개구리가 밤새 어디로 갔지?

김진명 기자 geumbori@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09.07.14 03:19

폭우뒤 서울동물원 증식장서 2만여 마리 사라져

"개구리는 튀었는가 땅으로 숨었는가 하나도 안 보이고…, 저도 환장하겠습니다."
13일 유종태 서울동물원 생태연구팀장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개구리 기른 지 3년 만에 처음 당한 일이라 어쩔 바를 모르겠네요."
그의 말투는 자못 침통했다.

전날 중부지방에 억수 같은 장대비가 퍼붓고 나서
경기도 과천 서울동물원 내 양서류 인공증식장에서 기르던 산개구리·참개구리·청개구리·도롱뇽 2만7000여 마리 중 상당수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개구리 실종 사건'이 처음 파악된 시각은 13일 오전 9시쯤. 출근한 사육사는 주변이 망으로 둘러쳐진 가로 10m, 세로 20m 가량의 양서류 인공증식장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전날까지 인공증식장 풀숲과 연못에 널렸던 개구리가 거의 사라진 것이다. 2만5000마리쯤 됐던 산개구리의 실종은 특히 심했다.

직원들이 나섰지만 행방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그들이 황망해할 법도 한 것은 이들이 보통 개구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도봉구 서울창포원, 관악산 관음사지구, 중구 응봉근린공원 등 시내 8곳에 풀어 놓으려는 서울시 계획에 따라 길러온 귀하신 몸들이었던 것이다. 사육사들은 경칩 무렵 부모 개구리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부터 짝짓기를 기다려, 알에서 올챙이를 거쳐 어엿한 개구리로 자라기까지 3개월 이상 곱게 거뒀다. 게다가 예정됐던 방사 날짜(14~16일)를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 서울시는 이날 '공원의 자연성 회복, 도시 내 생물다양성 증진'이란 명목으로 냈던 개구리 방사 행사 보도자료를 몇 시간 만에 거둬들이고, 계획 무기연기를 발표했다.

바람은 하나뿐이다. 개구리들이 도망간 게 아니라 비를 피해 땅속 깊이 숨은 것이고, 장마 후 돌아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구름 걷히고 햇볕 나면 돌아올 것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