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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이인식의 멋진 과학] 사랑도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수로보니게 여인 2010. 1. 17. 09:32

 

[Why] [이인식의 멋진 과학] 사랑도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과학문화연구소장, KAIST겸임교수

 

입력 : 2010.01.16 03:22 / 수정 : 2010.01.16 16:23

 
새해 벽두부터 영화배우 김혜수와 유해진의 열애 소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여자는 인기 절정의 미녀인데 반해 남자는 평범한 외모의 조연급 출신인지라 썩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듯하다.

외모 지상주의가 판치는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나올 법한 반응이다. 두 사람의 연애는 로맨틱한 사랑이란 행운처럼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젊은이들의 가슴에 기대감을 불어넣고도 남음이 있다.

진실로 많은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일 따름이며 제삼자의 개입이 허용되지 않는 운명적인 사건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중매결혼을 별로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회 풍조가 팽배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로맨틱한 사랑이 대부분 극적인 만남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었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연애 상대를 만난 방법과 장소에 대해 가장 완벽하게 조사한 자료로 평가되는 것은 '시카고 성 조사(Chicago Sex Survey)'이다.

1992년 18~59세의 3432명에게 연애 상대를 만난 경위를 물어본 결과 대부분 제삼자의 소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의 68%가 지인의 소개를 받았으며 스스로 상대를 찾은 사람은 32%에 불과했다.

하룻밤 풋사랑의 상대조차 53%가 다른 사람이 소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요컨대 남녀가 자유스럽게 만나고 헤어지는 미국사회에서도 낯선 사람과 우연히 눈이 맞아 사랑을 나눈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시카고 성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60%가 연애 상대를 학교, 직장, 교회, 사교모임에서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장소에서는 남녀가 관심사, 기호 또는 환경이 엇비슷한 상대를 물색하기 쉽다.

이런 통계는 로맨틱한 사랑이 영화나 소설에서처럼 느닷없이 벼락처럼 찾아오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학교나 직장 같은 사회적 연결망(네트워크)이 남녀의 인연을 맺어주는 중매쟁이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음이 밝혀짐에 따라 네트워크의 영향력이 미치는 범위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사회학자 니콜라스 크리스태키스와 캘리포니아대 정치학자 제임스 파울러는 사회적 네트워크가 사람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여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2009년 9월 함께 펴낸 '연결되다(Connected)'에서 두 사람은 미지의 연인은 기껏해야 3단계 떨어진 연결망 안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테면 친구(1)의 친구(2)의 친구(3) 중 한 사람이 미래의 연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가령 독신인 사람이 20명 친구(1)를 알고, 그 20명 역시 20명 친구(2)를 알고, 다시 20명 친구(3)를 알고 있다면 결국 3단계 네트워크에서 모두 8000명과 연결되는 셈인데, 그 안에 천생연분인 반려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당신의 친구는 물론이고 친구의 친구, 또는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꿈속에서 찾아 헤매는 연인을 소개해주지 말란 법이 없다. 당신과 백년해로할 사람은 바로 당신 근처에 있다. 가수 이은미의 '애인 있어요' 노랫말처럼 당신만 모르고 있는지 모른다. 유해진과 김혜수는 차로 약 5분 거리인 곳에 떨어져 살고 있었다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