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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추가 배반자? 그는 '삼국 M&A' 리더

수로보니게 여인 2009. 6. 23. 19:31

 김춘추가 배반자? 그는 '삼국 M&A' 리더 

 

책 제목 '춘추(春秋)'는 동양고전 〈춘추〉가 아니라 신라 29대 임금 태종무열왕 김춘추를 말한다. 굳이 성(姓)을 떼낸 이유는 신라 당시에는 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랑세기》에는 '춘추'라고 되어 있다.

춘추는 할아버지인 25대 임금 진지왕이 폐위되면서 성골에서 진골로 떨어졌지만 왕권과 늘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그의 아버지 용수는 26대 임금 진평왕의 사위로서 한때 왕위 계승자였고, 27대 임금 선덕여왕은 그의 이모였다. 28대 임금 진덕여왕 때 춘추는 이미 왕정을 장악했다. 저자는 춘추가 소외된 귀족이었다는 기존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김춘추는 외세를 끌어들여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킨 '민족의 배반자'라는 부정적 인식도 일제 강점기 '민족'을 강조한 역사학이 만들어낸 허구라고 주장한다. 당시 고구려·백제·신라 삼국(三國)은 같은 민족이라는 인식이 없었다. 춘추는 지성과 배포, 리더십과 판단력, 세계화(중국화) 실현 능력을 통해 한국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인수·합병을 성공시켰다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대신라(통일신라)는 오늘날의 한국과 한국인을 만들었다. 현재 한국인 중에는 단군이나 주몽을 시조로 하는 성을 가진 씨족이 없는 반면, 많은 사람들이 신라인을 시조 또는 중시조로 하는 김(金)·박(朴)·이(李)·정(鄭)·최(崔)·손(孫) 등을 성으로 사용하고 있다. 저자는 "단군의 자손 한민족이라는 개념은 현대 한국사학이 발명해낸 이야기"라며 "나를 있게 한 아버지(조선), 할아버지(고려), 증조할아버지(신라) 중 증조할아버지를 심판하는 일을 멈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출생부터 백제 정복에 이르는 쉰아홉 살 춘추의 삶을 박진감 넘치게 재구성한다. 주요 전거로 삼고 있는 문헌은 20년 전 필사본 형태로 발견된 《화랑세기》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TV 드라마〈선덕여왕〉이나 소설 《미실》도 이 문헌에 근거해 있다. 그러나 역사학계 다수 학자들은 《화랑세기》를 위작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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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추-신라의 피, 한국·한국인을 만들다
이종욱 지음|효형출판|448쪽|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