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29 (금) [성공글쓰기] 작성자: 성공시대 관리자
<< 13강 맛깔스런 문장 - 어떤 글이 독자를 매혹시키는가 >>
** 문학작품 속 맛깔나는 글쓰기 **
- 피츠 제럴드 <위대한 갯츠비>
-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 김연수 <내 청춘의 문장들>
- 신영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박완서 <목마른 계절>
- 복거일 <비명을 찾아서>
- 이병주 <행복어사전> 중에서 찾은 맛깔나는 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제가 읽은 책 중에서 어떤 문장이 매력적이었는지 추적을 해봤습니다.
먼저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갯츠비>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입니다.
사실 두 책은 읽은 시점이 많이 다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비슷한 표현에다가 제가 밑줄을 그었습니다.
주인공 개츠비가 여자 주인공 데이지를 집으로 초대한 대목입니다.
개츠비는 데이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데이지가 개츠비의 호화스런 집을 구경하고 있는 장면을 작가는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개츠비는 잠시도 데이지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모든 집의 물건들을 데이지의 아름다운 두 눈에
비치는 반응에 따라 재평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향수>에서도 비슷한 표현이 나옵니다. 향수는 지상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소녀를 살해해 향기를 빼는 연쇄살인범 이야기죠.
이중 주인공이 아름다운 소녀를 보고, 매료되는 대목입니다.
[그녀의 향기는 좀 더 고차원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그것을 기준으로 다른 것들을 배열해야 하는 순수한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제가 매료됐던 또 다른 책 한권은 소설가 김연수의 ‘내 청춘의 문장들’입니다.
다음 문장을 한번 음미해보시죠.
[옛날 어떤 사람이 꿈에 미인을 봤다. 너무도 고운 여인이었으나
얼굴을 반쪽만 드러내어 그 전체를 볼 수가 없었다.
반쪽에 대한 그리움이 쌓여 병이 되었다. 누군가가 그에게 ‘보지 못한 반쪽은
이미 본 반쪽과 똑같다’고 깨우쳐 주었다. 그 사람은 바로 울결이 풀렸다.]
이 문장은 이용이라는 선비가 쓴 ‘제반풍록’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단순하지만 참 의미가 깊은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말이 있잖습니까.
너의 미래를 알려면 뒤를 돌아보라.
사실, 과거의 씨이 미래의 열매를 맺게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반쪽 얼굴을 알려고 애쓸 필요 없습니다. 현재의 나를 보면 미래를 알 수 있으니까요.
가만히 보면 우리가 맛깔스럽다고 표현하는 문장은
일단 가슴깊이 와 닿는 진실이나 교훈이 있을 때인 것 같습니다.
신영복 선생이 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역시 명문장이 가득하죠.
그중 많은 사람들이 탄복했던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새해가 겨울의 한 복판에 자리 잡은 까닭은 낡은 것들이
겨울을 건너지 못하게 하려함이다.]
이처럼 지혜와 교훈을 주는 글이 맛깔스런 글입니다.
맛있는 문장 이야길 하는데, 아무래도 사랑 이야길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박완서 작가의 아주 오래된 소설 <목마른 계절>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짓궂은 남자 주인공이 한번 만난 적이 있던 여자(이름이 진이)의 볼에 깜짝 를 합니다.
여자는 당황합니다. 하지만 싫진 않았고, 그것 때문에 고민합니다.
작가는 그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진이는 그날, 마치 볼에 입술이 닿은 것만으로 가슴에 화인(火印)을 입었다.”]
첫 경험을 한 독자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에는 복거일 작가가 쓴 <비명을 찾아서>란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흔히 역사소설 범주에 들어가는데, 사실은 로맨스가 뛰어난 작품입니다.
주인공이 같은 회사 여직원 도끼에를 사랑하는데요.
그 여자에게 옛날 ‘사랑’을 이야기하는 대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릴 때 나물을 캐다보면 조그만 나물인데도 뜻밖에 뿌리가 깊이 뻗어서
제대로 캐지 못하고 잡아당기다가 결국 뿌리가 끊기는 수가 있었는데...
그 때 그 여자와 헤어지고 났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게 이 여자를 사랑했구나 하는 생각이...]
멋진 비유와 상징에 반하죠.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작품 중에 이병주 작가의 <행복어사전>이 있습니다.
주인공 서재필은 차성희를 사랑합니다. 어느 날 골목에서 우연히 마주치자,
서재필은 “오늘 밤에 성희 씨를 내 걸로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차성희는 ‘스르르‘ 눈을 감고 이런 말을 합니다.
["그토록 나를 원해요 "]
의 순간인데요. 책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차성희의 눈은 까물어들 듯 떨었다.
그 가냘픈 소리를 내 가슴에 새겨듣기 위해선 일순 지구가 숨을 죽여야 했다.]
[첨삭지도]
네. 최근 200억 원대 자산을 가진 '골드미스'가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공개구혼을 했다는 기사가 났는데요. 이 분이 [나의 이상형]에 대해 이렇게 썼습니다.
[배려심이 많고 포옹력이 있는 따뜻하고 진실한 남성입니다.]
이 글이 글쓰기 관점에서 보면 좋지 않습니다.
무려 4중 수식이 된 셈인데요. 글에서는 2중 수식을 넘어가면 좋지 않습니다.
한 문장에서 두 개 정도는 괜찮아도 그 이상을 넘어가면 문제가 생깁니다.
‘사랑하는 나의 딸들아’ 정도는 괜찮은데, ‘사랑하는 예쁜 나의 딸들아’는 안 좋다는 거죠.
[오늘의 한마디]
그림같이 써라. 그러면 기억 속에 머물 것이다. -조지프 퓰리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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