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그림 이야기

신록에 취하고 묵향(墨香)에 취하고

수로보니게 여인 2009. 5. 21. 19:49

신록에 취하고 묵향(墨香)에 취하고

표암 강세황의 〈산수도〉./우림화랑 제공

우림화랑 '묵향천고전'

신록의 푸름이 더해가는 계절, 우리 조상들의 글씨와 그림을 보며 은은한 묵향(墨香)에 취해보자. 19일 서울 관훈동 우림화랑(대표 임명석)에서 《묵향천고(墨香千古)》 전이 개막한다.

'신록의 향연'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전시에는 추사 김정희와 자하 신위의 서예 작품을 비롯해 고종 황제와 명성황후, 백범 김구 선생과 이승만 전 대통령까지 명인들의 글씨 55점이 선보인다.

특히 명성황후가 조카의 결혼식을 축하하며 가로 188㎝, 세로 30㎝ 두루마리에 쓴 〈오언축시(五言祝詩)〉가 주목된다. "은하수 수천 물줄기는 멀리 흐르고[銀潢千派遠]/ 옥수의 모든 가지엔 봄이 찾아왔네[玉樹萬枝春]…" 한 획 한 획 힘 있게 뻗어나간 글씨에 여장부의 기개가 녹아있다. 조선 중기 전서(篆書)의 대가인 미수 허목의 〈불여묵전사노인십육계(不如田社老人十六戒)〉는 죽음을 앞에 둔 노인이 경계해야 할 16가지 잘못을 적은 것이다.

명성황후가 조카의 결혼식을 축하하며 쓴〈오언축시(五言祝詩)〉

    /우림화랑 제공

그림은 단원 김홍도의 〈강상한취도(江上閑趣圖)〉, 오원 장승업의 〈화조도(花鳥圖)〉 등 80여 점이 전시된다. 광해군 5년(1613년)에 임자년(1560년)과 계축년(1561년)에 태어난 선비 11명이 계 모임을 가진 기념으로 시를 짓고 그림을 그린 〈임계계회도(壬癸契會圖)〉는 상단에 엷고 산뜻한 채색으로 계회 장면을 그렸고 중단에 참석자 8인의 시가 각 한 수씩 총 8편이 수록돼 있다. 하단에는 계원의 직책과 성명·호·생년월일 등이 상세히 적혀 있다. 표암 강세황의 〈산수도(山水圖)〉는 운치 있고 세련된 색감으로 눈길을 끌고, 이인문의 〈고송유수관도인(古松流水館道人)〉은 소나무 숲의 담백한 묘사가 정겹게 와 닿는다. 6월 3일까지. (02)733-3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