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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무/ 도종환

수로보니게 여인 2009. 2. 23. 11:40

도종환, 「군무」(낭송 도종환) 2009년 2월 23일

 
 
 

도종환의 「군무」를 배달하며

맹금류나 맹수류는 혼자 어슬렁거리지만, 작은 새나 짐승들은 무리를 짓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어요. 군무를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도는 것은 그들의 날개가 너무 작아서, 너무 아름다워서였죠. 점점이 흩어졌다가도 어느 순간 일사불란하게 대열을 갖추어 날아가는 새들을 통해 우리는 자유와 연대가 따로 있지 않음을 배웁니다. 좀더 크게, 좀더 크게, 파이를 키우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논리를 믿는 사람들에게 시인은 말해주고 있어요.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한 슈마허의 통찰을 저 새떼에게서 발견하라고. 악어의 이빨 사이를 쪼아주는 악어새가 없이는 악어도 결국 살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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