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강] 텔레비전과 글쓰기/ 작성자: 성공시대 관리자
지난 시간 복습부터 하죠. 신문을 활용한 글쓰기 연습을 했습니다.
칼럼에서는 독자를 설득하는 기술을 찾아보고, 일반 정보성 기사에서는 글감이 되는 키워드를 찾아보라고 했지요.
오늘은 텔레비전을 활용한 글쓰기 연습을 한다고 했지요?
우리가 평소 가장 쉽게, 또 가장 자주 접하는 정보 습득 도구가 바로 티비입니다.
티비를 잘 활용하는 방법, 첫 번째!
본방송보다 다시보기 서비스를 활용하세요.
본방송을 보려면 자기 일정을 방송 일정에 맞추어야 하잖아요. 그러면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기가 어려워요.
꼭 봐야할 프로그램 목록을 메모장에 적어두었다가 여가 시간 일부를 할애해서 보세요.
다시보기로 보면 돈 들지요?
돈 내고 보세요! 그게 버는 겁니다. 다큐프라임 한 편에 500원이에요. 참 싸죠?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500원 내고 프로그램 보면 더 집중해서 보게 되거든요. 얻는 게 훨씬 많아요. 다큐멘터리 3일, 공짭니다.
본전을 뽑자는 마음가짐으로 집중해서 보라는 말이냐고요?
예, 그렇긴 한데요, 티비는 이럴 때 보는 게 좋아요. 책 읽기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그냥 쉬기에는 아깝고….
그럴 때요. 티비를 보며 부담 없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좋습니다. 메모도 하면서요….
이때 우리가 이미 익혔던 메모 기술을 활용하면 좋겠지요. 기술 들어가야죠? 메모와 인용 기술이 필요합니다.
메모와 인용을 하려면 먼저 메모장이 근처에 있어야 돼요. 티비를 보기 전에 메모장이 주변에 있는지 확인하세요.
메모할 만한 좋은 대사나 글귀를 발견했다 해도 순식간에 확 지나가잖아요. 그렇게 쉬울 것 같진 않지요?
그래서 본방송보다는 다시보기가 좋아요. 도중에 멈추거나 되돌려서 다시 볼 수 있으니까요.
전 다큐멘터리를 주로 봅니다. 작가가 상상력으로 그려낸 세계보다는 있는 그대로 현실의 모습을 보는 게 좋아
요. ‘다큐프라임’과 ‘다큐멘터리3일’은 빠뜨리지 않고 봅니다. ‘인간극장’과 ‘생활의 달인’도 자주 봤는데 요즘엔 새로운 정보가 별로 없어 잘 안 봅니다.
KBS에서 며칠 전 <호모 오일리쿠스>라는 3부작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습니다. 호모 오일리쿠스란 석유와 더불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을 표현한 말입니다. 총 3부작으로 된 이 작품은 글쓰기 개요를 잘 보여줍니다. 1부에는 ‘피크 오일’이라는 개념에 대한 설명과 배경 지식과 맥락에 관해 해설합니다. 2부에는 현실에 닥쳤을 때 상황을 가정하여 보여줍니다. 석유를 기반으로 발전한 현대 문명의 위기와 붕괴를 예상하죠. 그럼 3부에는 뭐가 올까요?
대비책이 나옵니다. 대비책을 소극적 방법과 적극적 방법으로 제시합니다. 소극적 방법은 뭐겠어요?
에너지를 덜 쓰는 거겠죠. 적극적 방법은요?
해결책을 찾아 실천하는 거겠죠. 대체 에너지를 개발한다든가….
제가 저번 시간에 글쓰기란 세상을 향해 좋은 것을 제안하는 일이라고 했어요. 여러분은 글을 쓸 때 항상 소극적 방법과 적극적 방법 두 가지를 제안하세요.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균형 잡힌 주장을 할 수 있어요. 소극적 방법, 즉 하기 쉬운 것.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 적극적 방법, 즉 하기 어렵지만 꼭 해야 할 것.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제안하면 좋은 글이 되는 겁니다.
또 다른 사례를 하나 들죠.
<다큐멘터리3일> '장터목 산장'편을 보면 지리산 장터목에 등산온 외국인 부부 인터뷰가 나옵니다. 이런 말을 하더군요.
“휴지가 떨어져있을 때 두 번째 버리거나 세 번째 버리는 건 아주 쉬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휴지를 버리는 첫 사람이 되는 건 그보다 좀 어렵죠. 그래서 전 산에 오면 항상 휴지를 줍습니다. 사람들에게 그 어려움을 주기 위해서요.”
가슴이 찡했습니다. 메모해 두었죠. 언젠가 이걸 가지고 글을 쓸 수도 있겠죠.
또 다른 사례가 있는데, 이건 청취자께 제가 조언을 구합니다.
<다큐멘터리 3일>을 보면, 피디나 리포터가 인터뷰하면서 중년 남자에게 늘 아버님, 중년 여자에게 어머님이라고 부릅니다.
중년 남자 어부를 남편으로 둔 중년 여자에게 : "어머님이 아버님에게 힘 좀 드리고 그러세요?"
듣기에 굉장히 거북해서 시청자 게시판에 제보를 하려고 글을 작성하는데, 뭔가 그런 말을 대신할 만한 걸 제안하려고 해도, 기혼인지 비혼인지 모를 중년 여자를 부를 만한 적절한 호칭이 없더라고요. 더구나 성인 남자가 중년이 안 된 30대 싱글 여성을 부를 만한호칭은 아예 없어요. "저기요" 빼고는.
아저씨처럼 무난한 표현은 없을까요? 여자 아저씨 말예요... 아주머니 말고, 결혼 여부 상관없는 표현.
만일 좋은 표현을 찾아 세상 사람들에게 제안하면 좋은 글이 됩니다. 새로운 정보가 되기도 하고, 세상을 더 낫게 바꾸기도 하고요.
자, 오늘의 격언 한 마디!
석유가 우리를 떠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석유를 떠나야 합니다.
<호모 오일리쿠스> 3부를 보니까 어떤 학자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이 한 문장 안에 이 다큐멘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우리가 예전에 정의하기 연습하면서 A는 B가 아니라 C다. 이런 형식으로 한 문장 쓰기를 해 본 적 있는데 비슷하지요? 뻔한 상식을 뒤집으면 낯설음을 줄 수 있지요. 이걸 문학용어로는 ‘낯설게 하기’ 기법이라고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요, 텔레비전을 활용한 글쓰기 연습을 했으니 라디오를 활용한 글쓰기를 하는 게 순서일 텐데 그건 마지막 시간에 하기로 하죠, 다음 주엔 <영화와 글쓰기>를 합니다.
* 글쓰기 공부에 도움이 되는 추천 다큐멘터리
EBS 다큐프라임 :
'피타고라스 정리의 비밀' 1부, 2부, 3부
'공부의 왕도' 1부
'인간의 두 얼굴' 1부, 2부, 3부
'동과 서' 1부, 2부
'아이의 사생활' 2부, 4부
KBS <다큐멘터리 3일> :
'시간을 잡아라 - 추석택배전쟁'
'서민들의 인생분기점 구로역'
'장터목 산장'
KBS <다큐멘터리> :
‘호모 오일리쿠스’ 1부, 2부, 3부
'차마고도' 1부, 5부
'추성훈 혹은 아키야마 이야기'
KBS <인간극장> :
'행복 하이킥 김장훈'
'사랑이 꽃피는 국수집'
'노루목 하연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