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학송
해학(諧謔)
해학은 대상에 대해 호감과 연민을 느끼게 하는 웃음과 익살을 자아낸다. 부정되어진 대상 속에 자기를 포함시켜 호의로써 대상을 대하는 것이며, 모순과 추악과 비속을 배격하려 들지 않고 초자아적 경지에서 관조적으로 대상을 내려다봄으로써 온정으로 자조적인 웃음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기능(역할)
- 고단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준다.
- 웃음 뒤에 현실을 직시하는 통찰력을 갖게 해준다.
- 관습화된 일상을 비틀어 감정의 정화를 가져온다(카타르시스).
형성의 조건
- 자신이 먼저 웃지 말 것.
- 헤아림 없는 해학은 하지 말 것.
- 이해가 쉽도록 표현할 것.
- 격조 높은 해학을 창조할 것.
- 여유 있는 생활을 할 것
- 인격 함양에 힘쓸 것
전개 방법
- 예를 제시하고 글을 시작함으로써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고 글에 대한 친숙함을 더해준다.
- 여러 예들을 나열하여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풍자와 해학
풍자와 해학은 웃음을 동반하는 ‘현실 드러내기’라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대상에 대한 어조와 태도는 다르다.
풍자는 인간 생활, 특히 동시대의 사회적 결함, 악덕 등을 비꼬는 공격적인 문체이고, 해학은 대상에 대해 호감과 연민을 느끼게 하는 웃음과 익살이 있는 문체이다. 해학은 인생을 낙관적으로 생각한다는 점에서 냉소적이라기보다는 관조적이지만, 풍자는 현실의 문제점을 드러내어 비판하고 그것을 개혁하고자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또한 해학과 풍자는 모두 상대방 혹은 대상에 대한 비리와 결함들을 우습게 표현한 말이나 행동이지만, 풍자는 대상과 대립하여 비꼬는 반면에, 해학은 대상을 한층 넓고 깊게 통찰하면서 동정적으로 감싸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해학은 우리 민족의 중요한 생활 문화유산이다.
「고금소총(古今笑叢)」에서
장자가 나들이 갔다가 돌아와서 부인에게 이야기한다.
“돌아오는 길에 무덤에서 부채질하고 있는 여인이 있었지 뭐요. 하도 이상하여 이유를 물었더니, 지아비가 죽으면서 무덤에서 풀이나 마르거든 개가하라고 하여 부채질을 해서 빨리 마르도록 하고 있는 중이라고 대답하더군.”
이 이야기를 들은 부인이 크게 흥분하여 그런 음탕한 년은 사지를 찢어 죽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장자는 아내에게 자기가 죽은 후 3년이 지나면 개가하겠느냐고 물었더니, ‘열녀는 결코 두 명의 지아비를 섬기는 것이 아니다’ 라며 펄쩍 뛰었다.
어느 날 장자가 갑자기 중병을 얻어 죽게 되었다. 부인이 시신을 붙들고 통곡하자, 마침 지나가던 미소년이 보고 어린 동자를 데리고 들어와 이유를 물었다. 남편이 죽었는데 염을 할 사람이 없어 서러워서 그렇다고 이야기하니 미소년이 수의를 준비하고 염을 해주었다. 빈소를 차리고 장례를 치르던 중 미소년이 가정의 즐거움을 알고 싶다며 부인에게 해로할 것을 청하였다. 그러자 그에게 반해있던 부인은 금세 소복을 벗어던지고 화려한 의복과 새 금침을 마련하였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빠져 있다가 갑자기 미소년이 이름 모를 중병에 걸려 목숨이 위태하였다. 그러나 다행히 어린 동자가 말하기를,
“원래 가지고 있던 지병입니다. 저 병은 사람의 골을 먹으면 낳는 병이나 구할 수 없으니 목숨을 잃을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고민하던 부인은 도끼를 들고 남편의 빈소에 들어가 관을 열고 도끼로 장자의 머리를 내려치려던 찰나에 장자가 두 눈을 부릅뜨고 일어나 무엇을 하는 것이냐고 호통을 쳤다. 놀라고 어안이 벙벙한 아내의 손을 끌고 안방으로 가니 미소년과 동자는 사라지고 화려한 옷과 금침만 남아 있었다.
“내가 죽었으니 당신은 마땅히 소복을 입고 애통히 울고 있어야 하거늘, 이 화려한 옷과 금침은 무엇이오?”
“아직 개가하지는 않았습니다.”
“실은 죽어서 빈소에 든 자도 나요, 밤마다 당신과 즐긴 자도 나요, 두골을 먹고 싶다고 한 자도 나요. 헌데 전에 부인은 열녀란 두 지아비를 섬길 수 없다고 하고도 죽은 남편의 머리를 도끼로 찍으려 했소. 그러면서 어찌 무덤에 부채질하던 요인을 욕할 수 있으며, 어찌 그 여인이 열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이요!”
고금소총[古今笑叢] (한국 설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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