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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이 대통령에 욕설' 동영상 수사

수로보니게 여인 2008. 8. 7. 13:06

 

'초등생이 대통령에 욕설' 동영상 수사

수배자 중 1명이 유포… 경찰 "명예훼손죄 해당"


촛불시위를 주동한 수배자들이 농성 중인 서울 조계사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욕설을 방명록에 적는 초등학생들의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6일 이 동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한 행위가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죄에 해당된다고 보고, 이에 대한 처벌의사 확인 등을 위해 해당 초등학생들이 다니는 마산 S초등학교 김모 교장에게 7일 마산동부경찰서에 나와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교장은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학부모와 교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교육청과 협의해 처벌의사 여부에 대한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동영상은 S초등학교 3·4·5학년 학생 6명이 방명록에 글을 남기는 장면이다. 초등학생들은 '이명박 게셰끼, 야 이 병신 넌 호주산 우린 죽으라고? 니가 그러면 난 널 살인하겠다' '이명박 죽을래, 니 미쳤나'는 등의 원색적인 욕설을 적었다.

경찰의 수사는 ▲누군가 학생들에게 이 대통령에 대한 욕을 쓰도록 유도했는지 ▲누가 이 동영상을 제작했는지 ▲누가 동영상을 유포했는지 등 크게 3가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S초등학교측은 농성자로 보이는 어른이 학생들에게 욕을 쓰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학교측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진행한 뒤, "한 농성자가 아이들에게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고 싶을 말을 적고, 욕을 해도 되고 반말을 해도 된다'고 부추겼다고 한다"며 "어떤 아이는 비속한 말을 쓰고 초코파이와 부채를 받았고 그 옆의 아이는 욕을 쓰고 사탕과 젤리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성자들은 "우리가 부추겼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부인하고 있다. 농성 중인 박원석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보수언론이 아이들에게 욕설을 하도록 부추겼다는 누명을 우리에게 덮어씌우려는 것 같다"며 "정부가 얼마나 잘못했으면 아이들이 저렇게 욕설을 썼을지 정부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동영상을 찍은 사람은 누군지 분명치 않다. 그러나 이 동영상은 조계사에서 농성 중인 수배자 중 1명인 '미친소 닷넷' 운영자인 백성균(31)씨가 지난 1일 '조계사 촛불 수배자 농성단' 블로그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백씨는 2일 블로그에서 이 동영상을 삭제했지만, 이미 여러 인터넷 사이트로 퍼진 뒤였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인 '아고라'에는 필명 '아름다운 청년'이 이 동영상을 올렸다. 아고라의 '아름다운 청년'은 교사 출신의 학원 강사로, 작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명박 후보를 비방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 인물로 알려졌다.

경찰은 초등학생들이 조계사의 수배자 농성 장소까지 간 경위도 조사할 방침이다. 학생들은 창원의 체험학습 프로그램 운영업체인 A사를 통해 서울의 문화유적지 체험학습을 왔다. 이들이 조계사를 방문했던 7월 23일은 종묘·창경궁·국립중앙박물관 등을 방문하는 일정이었으며, 조계사 방문 일정은 잡혀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A사 대표 한모씨는 "조계사 앞을 지나다가 학생들이 집회 모습을 보고 궁금해 하길래 '그럼 직접 한번 가보라'고 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부모들은 "A사가 의도적으로 학생들을 조계사로 인솔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A사 대표인 한모씨는 친(親)전교조 성향의 학부모단체인 '참교육학부모회' 경남지부장을 맡고 있다.


           2008.08.07 03:10/ 창원=강인범 기자 ibkang@chosun.com  김진명 기자 geumbor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