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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살 그만 떨어, 곧 잊게 될 거야

수로보니게 여인 2008. 6. 12. 16:05

 

   愛   남녀    RANK1_IMG  愛     남녀      

 

  엄살 그만 떨어, 곧 잊게 될 거야

 

    헤어짐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러나 그 헤어짐을 감당하기란 그리 만만치가 않다.

외로움을 잊기 위해 어떤 사람들은 다른 상대를 찾고, 또 다른 이들은 홀로 남아 심한 몸살을 앓기라도 하는 것처럼 깊숙이 파인 상처를 되짚으며 아파한다. 그리고 그런 시간을 한참 흘려보낸 후 지칠 때쯤 비로소 주변 사람들에게 묻기 시작한다. 그 사람을 잊을 수 있는, 이별의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아편이 대체 뭐냐고.

유전자를 조작해 복제 동물까지 만드는 세상이지만, 불행히도 사랑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약은 아직까지도 개발되지 않았다. 약이 없으니 그저 견뎌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예전 연인에게 상처 받은 마음을 새로운 연인에게서 위로 받으려 해봐야 삶만 구질구질해진다. 십중팔구 새로운 상대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꽁무니를 뺄 것이 뻔하다. 잠시나마 잊기 위해 친구들에게 부지런히 전화를 돌려봐도 마찬가지다. 일주일이면 귀찮아하는 음성이 수화기 저쪽에서 들려오기 마련이니까. 이쯤 되면 스타일까지 완전 구기는 셈이다.

고전적인 방법으로 술독에 빠져버리는 해법도 있지만, 떠난 사람은 떠난 것이고 건강과 돈마저 날리는 이중고를 선택하는 것은 현명한 처세가 아니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산사의 수도승이 면벽수도 하듯 마음을 가라앉히고 일상으로 복귀해 자연치유 능력을 믿어 볼 수밖에.

1942년에 험프리 보거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을 맡아 연기했던 영화 '카사블랑카'는 내가 수 십 번도 넘게 본 영화다. 영화의 매력은 시적인 대사에 있다.

2차 세계 대전 때 파리에서 우연히 만난 두 남녀는 사랑에 빠진다. 행복도 잠깐, 어느 날 여자가 갑자기 사라진다. 그리고 몇 년의 시간이 흐른다. 실연의 상처를 간신히 잊고 카사블랑카에서 바를 운영하는 남자의 앞에 그녀가 다시 나타난다. 남자의 바에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흑인 피아니스트가 있었다. 어떤 곡이든 연주할 수 있지만, 파리에서 그녀와 즐겨 들었던 'As time goes by'만큼은 금지곡이다. 여자가 다시 남자를 찾아 온 날, 바에는 바로 그 곡이 흐르고 있었다. 더구나 여자는 자신의 숨겨둔(!) 남편과 나타난 것도 모자라 피아노 옆에서 멜로디까지 흥얼거리고 있다. 혼란스런 그 날 밤, 다시 혼자 남겨진 남자는 피아니스트에게 'As time goes by'를 연주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상처 입은 남자를 배려하는 충직한 흑인 피아니스트는 연주를 거부한다. "안됩니다. 그 곡은 사장님이 연주하지 말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위스키 잔을 기울이던 남자는 버럭 화를 내며 대꾸한다. "그녀가 견딜 수 있다면 나도 견딜 수 있어." 이별의 아픔을 견뎌내는 사람들에게 한 번쯤은 들려주고픈 명대사가 아닐 수 없다.

   영화 속 대사를 현실에 적용해 본다면 이렇게 변주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녀가 뒤돌아보지 않고 떠나갔다면 당신도 충분히 버텨낼 수 있다'

      '그가 당신을 잊었다면 당신도 그를 얼마든지 잊을 수 있다'.

   영화 '카사블랑카'의 주제곡 'As time goes by'의 충고도 새겨볼 만하다.

          'A kiss is still a kiss, a sigh is just a sigh. As time goes by…

           (키스는 여전히 키스, 한숨은 단지 한숨일 뿐, 시간은 그렇게 흘러갑니다.)'

   달콤한 키스를 나누었던 순간은 기억 어딘가에서 추억이란 명칭으로 자리만 옮겨 앉을 뿐이다.

      헤어짐이 남긴 한숨도 그저 잠시 동안의 한숨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다른 사랑을 만나게 될 것이다.

       남은 건 그저 그 때까지 묵묵히 견뎌내야 한다는 것이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 그러니 헤어짐은 '만남→사랑→이별'이라는 하나의 사이클 속의 통과의례일 뿐이다.

 유한한 삶, 사랑 역시 유한하다. 그래도 격렬한 이별의 통증으로 숨이 막힐 것 같은 땐, 이 상투적인 말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다독이는 수밖에. '시간이라는 노련한 청소부가 언젠가 아픔을 모두 가져가 줄 것이

 다'라고 말이다.
 

                                                           2008.06.11 16:01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

    


       남녀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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