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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인의 아저씨 가라사대] 신통방통 예비군복… 거 참 별일이네

수로보니게 여인 2008. 6. 4. 13:47

 

 

 

[윤용인의 아저씨 가라사대]

신통방통 예비군복… 거 참 별일이네

윤용인·노매드 미디어&트래블 대표


'전방에 계신 국군장병 아저씨께'로 시작되는 편지를 받고 오빠들은 환호했다. 아직 아저씨라 불리기에는 청춘이었지만 꽃 편지에 묻은 초등 소녀의 흔적에 군인 오빠들은 제대로 위문 받았다. 그 오빠들이 '오만촉광'에 빛나는 이등병 계급장부터 시작해, 차례차례 국방부 시계를 돌리다 보면 드디어 그날이 온다. 신이 내린 선물을 받는 날, 바로 예비군 마크 오바로크(박음질) 치는 날이다. 아아, 모든 병사의 로망인 개구리마크! 황영조의 월계관이 부러울까, 진시황의 왕관이 부러울까.


이제 오빠들은 자타공인 아저씨가 된다. 예비군 아저씨로 거듭나는 것이다. 1년에 한 번씩 예비군복은 장롱에서 나와 세상구경을 한다. 혹시 들어는 보셨는지? 한국 예비군 훈련장에서만 볼 수 있다는 신비의 의복체험 이야기를

주로 예비군 1~2년 차에서 집중 시연되는 신비체험은 규정된 복식에 충실했을 때 효과가 제대로 나온다. 전투모는 머리가 아닌 뒷주머니에 꽂고, 윗단추는 위에서 세 번째까지 개방해 내의를 노출해야 하며, 바지에는 손을 찔러 넣고, 워커라 불리는 구두의 끈은 헤벌레하게 벌려놔야 한다.

   이제부터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대표적 증상은 '수면 과다증'이다. 이 옷을 입으면 꾸벅꾸벅 졸리기 시작한다.

   강당이고 운동장이고 엉덩이만 붙이면 졸음이 쏟아진다. '동심회귀증'도 있다.

   짤짤이라고 하는 동전 따먹기를 시도 때도 없이 해댄다.

   방탄모 뒤통수에 새겨진 '예비군'이라는 글자를 '애기군', '야비군' 따위로 변형 조각하는 천진난만 아저씨들도

   꽤 있다. 식욕이 왕성해진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단것이 무척이나 당긴다고 한다(무슨 조화속일까).

   이 옷을 입으면 잠자던 야성이 되살아나서 노상방뇨의 유혹을 심하게 받았노라고 호소하는 아저씨도 있다.

   다 큰 남자들이 이 옷만 입으면 이렇게 논다.  알 수  팔방 남자들의 심리

예비군 초보아저씨에게 집중화된 이 신비체험에 대해 선임 예비군의 진단간단하다. 수십 개월 동안 규격화된 군생활을 경험한 이들이 보이는 애교 있는 반항이자 일탈이라고 웃어넘긴다(끄떡끄떡). 어쨌거나 훈련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이들 체험자의 껄렁껄렁한 모습은, 군인도 민간인도 아닌 촌스러운 아저씨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 '빠진' 예비군들이 요즘 쨍하고 뜨고 있다. 광우병 촛불문화제에서 이들은 도로 위 안전 도우미로,

  노약자 및 여성의 지킴이로 맹활약 중이다. 후배 전경들과 시민들 사이에서 비폭력의 바리케이드를 멋지게 친다.

  전경들에게는 '살살하자'고 달래고 시민에게는 '전경들이 무슨 죄가 있냐'고 어른다.

  이들의 자발적 동분서주에 시민들은 '예비군 !'이라는말로 화답한다. 그 화답을 받아 아저씨들의 얼굴이 곱게

  상기된다. 2002년 월드컵의 태극기 패션에 이은 화제집중이다한국의 예비군 복은 참으로 신통방통하다.

  그 어마어마한 위력은 끝도 보이지 않는다.   

                                                                입력 : 2008.06.03 23:06       

 서울 간 울 오빠 뭐하나 했더니만 

                                   어쨌거나 우리의 예비군 아저씨들에게 만세 창     

 

                  예비군(豫備軍)

a reserve army;reserve troops;armed reserve;the reserves 

                  The reserves gentlem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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