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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인의 아저씨 가라사대] 형님이 뿔났을 땐 약한 척이 상책

수로보니게 여인 2008. 6. 18. 11:35

  

 

 

[윤용인의 아저씨 가라사대]

형님이 뿔났을 땐 약한 척이 상책

윤용인·노매드 미디어&트래블 대표

 

인기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누이 강부자와 남동생 김상중은 다정하지 않다. 잘나가는 남동생에 대해 형님 백일섭은 애써 서운함을 숨기고 대견함을 표현하지만, 남편 복 없이 늙어가는 강부자의 동생 보는 눈은 애증(愛憎) 그 자체다. 조카 결혼식에 100만원 부조금으로 입을 닦는 공처가 동생을 향해 오만 가지 욕을 퍼붓는 것이 증(憎)이라면 동생이 돌아간 후에 그래도 그 녀석이 얼마나 외롭겠느냐며 꺽꺽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애(愛)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형제간의 갈등은, 드라마 속 남매간 애증보다 더 위태롭다. 그나마 한 이불 속 어린 시절에는 형의 주먹 하나로 위계질서가 정리됐었다. 그러나 속칭 같이 늙어가게 되면서 위기가 시작된다. 형의 눈에 동생은 평생 코흘리개일 뿐이다. 그 동생이 어른이 되고, 한 집안의 가장이 돼도 내 동생은 내 밥이다. 동생 입장에서는 이것이 여간 아니꼽지 않다. 저도 머리가 컸는데 나잇값을 해주지 않는다. 명절 술상에서도 늘 종놈 다루듯 한다. 한쪽에 아내가 있고 아이들이 있어도 술 먹은 형은 '이놈아 저놈아'를 붙이고 다닌다. 특히, 형보다 잘난 아우 없다지만, 아우가 승승장구하고 형은 지지부진할 때 형의 자격지심은 하늘을 찌르고 동생의 인내심은 땅끝에 닿는다. 그 끝은 '형제의 난(亂)'이다. 고함이 오가고, '보네 안 보네'  으르렁댄다

'저 자식이 좀 잘나간다고 형 알기를 개 코로 알아'가 형 된 자의 분노라면, ' 너 다시 안 봐도 내 삶에 지장은 없다'고 생각하는 게 동생의 오기다. 마흔 중반 혁수씨가 바로 그런 동생이었다. 그런 그가 이번 선친의 제사 때 드디어 작은형과의 불화를 끝냈노라고 말했다.

"정말 작은형은 보기도 싫었거든. 그래도 제사는 참석해야잖아. 두 동생 싸움에 전전긍긍하는 큰형님도 걸리고 말야". 제사 이후 벌어진 술자리에서 요즘 실업자로 지내는 작은형이 전투를 개시하더란다. "건방지고 인간미 없는 놈 운운하기에 근처 호프집을 가자고 했어. 맥주를 시키고 조용히 이야기만 듣다가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이야기를 한 거야. 형, 나도 요즘 힘들어 죽겠어. 사업도 제대로 안 되고, 빽 하나 없는 놈이 살아보겠다고 버티지만 요즘은 그냥 다 내려놓고 싶어져요."

'어흥' 하면 '야옹'으로 응수하던 혁수씨가 갑자기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힘들게 말하자, 돌격 앞으로의 태세를 갖추고 있던 작은형의 눈빛이 그윽해지더란다  힘내라고 어깨까지 두드려주며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는데, 그 분위기를 형이 완전히 즐기는 것 같았다고 혁수씨는 전한다.

형은 형이고 동생은  동생이다. 먼저 태어난 것이 유세일 수 있는 것이 형제다. 그 유세 죽을 때까지 부리게 하는 것도 동생 된 자의 업보다. 형이 뿔 났거든, 코흘리개처럼 약한 척하기도 업보 가진 자의 지혜라는 것. 어쨌거나 형들도 나이 든 동생에게 예의 좀 갖춰 달라는 것. 혁수씨가 전하는 결론이다.  알 수  팔방 남자들의 심리         

 

            어쨌거나  한 형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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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는 마음은 같아지구요
                      憎하는 마음은 같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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