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국어 바루기

바른말 고운 말/ 쓰레기 분리수거(?)

수로보니게 여인 2008. 3. 12. 15:08

       남녀 Happy Spring 愛             

        

 

  바른말 고운 말

      쓰레기 분리수거(?)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어사전을 찾아보지 않거나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언어생활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한 번만 국어사전을 찾아본다면 정확한 우리말 표현이 무엇인지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대충 넘어가거나,

   설령 알고 있다고 해도 자기중심의 언어생활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서울 시민들은 일주일에 한 번은 재활용품(종이, 고철. 병, 비닐봉지, 플라스틱 따위)을 나누어서 집안에서 밖으로

   내놓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각종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런 행위를 하는 것을 가리키는 문구가 아주 이상합니다. 정말 우리말을 몰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시민을

   생각하지 않고 관공서의 공무원을 중심으로 만든 문구인지는 몰라도 ‘쓰레기 분리수거(?)’라는 이상한 문구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 문구를 낱말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쓰레기’라는 용어는 ‘못쓰게 되어 내버릴 물건’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여기에는 ‘먼지, 음식 찌꺼기, 폐품, 오물’ 따위가 모두 포함됩니다. 따라서 ‘쓰레기’보다는 좀 더 구체적으로

   ‘재활용품’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것입니다.

      다음은 ‘분리(분리)’라는 용어를 살펴보면 ‘서로 나뉘어 떨어짐. 또는 그렇게 되게 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 용어도 여기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종이, 고철, 병, 비닐봉지 따위로 나누어 내놓는다면 이것은 ‘분류(분류)’라고

   해야 합니다. ‘분류’는 ‘사물을 공통되는 성질에 따라 종류별로 가르는 것’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 다음은  ‘수거(수거)’라는 용어를 살펴보면 ‘거두어간다.’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거두어 가는 행위’를 하는 일은

   환경 미화원이나 재생공사 소속 직원들일 것입니다. 시민들은 단지 재활용품을 집 안에서 밖으로 내놓으면 됩니다.

   집 안에서 밖으로 내놓는 행위는 ‘배출(배출)’이라고 해야 합니다.

      결국 ‘쓰레기 분리수거(?)’라는 문구는 여기에 어울리지 않으므로 ‘재활용품 분류 배출’로 고치거나 더 쉬운

    ‘재활용품 나눠 내놓기’ 정도로 바꿔 쓰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할지라도 부정확한 낱말이나 잘못된 표현을 쓴다면 의사소통에 큰 장애가 뒤따를 것입니다.

   몇 해 전에 교육행정 기관에서 ‘자녀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 운동을 펼친 적이 있습니다. 부모님과 선생님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부 기관이나 공무원이 앞장서서 횡단보도에서 과속이나 학교 주변의 불량배나 불량 청소년을 계도하겠다는

   취지는 아주 좋았습니다. 그러나 이런 운동을 펼치겠다는 문구는 정 반대로 ‘자녀가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 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한 번만 국어사전을 찾아보거나 상대방을 배려하는 언어생활을 한다면 이와 같은 실수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속담에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의 언어생활도 이와 마찬가지로 아무리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밖으로 표현하기 전에 한 번쯤 생각해 보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최용기ㅣ국립국어원 국어진흥교육부장    

     A reasonable word refined langu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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