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It Down Make It Happen`

글쓰기 고수되기 7/ 일관성

수로보니게 여인 2007. 12. 1. 17:15
 

        ▲ 신비의 샘물을 먹는 난 ⓒ2004 윤태

    

글쓰기 고수되기7 / 일관성

 

  글이 일관성을 잃게 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글쓴이가 글의 주제를 확실히 잡지 못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반대의 의견에 대하여 지나치게 고려하기 때문이다.

  우선 글쓴이 스스로가 주제를 확실히 잡지 못하는 글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한 편의 글에는 하나의 주제만 담겨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종종 주제와 별 관련이 없는 머릿속의 글감들을 내용들을 엮어서 주제와 연결시키려는 글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글쓴이의 생각이 충부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글쓴이가 동원할 수 있는 글감이 빈곤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에는 주제와 별 관련이 없는 머릿속의 글감들을 억지스럽게 끌어내기보다는, 주제에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보고 정리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 자료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보다 안정된 구상을 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새로운 생각이 생길 수도 있다. 

   한편, 글쓴이가 자기의 주장에 반대하는 의견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경우에도 글의 일관성을 해칠 수 있다.

반대 의견을 존중한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또는 반대 의견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에서 반대 의견을 지나치게 세세하게 소개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반대 의견을 소개한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물론, 반대편에서 생각해 보고 검토하는 일이 필수적이지만, 그 과정은 글을 쓰기 전에 이미 생각을 마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작 글쓴이가 사유의 과정에서 방황하는 모습만 드러낼 뿐이다. 또한, 지나치게 반대편의 논리를 미리 언급해 두겠다는 욕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예상되는 반대 의견을 일일이 기술하여 반박하는 형식의 글을 기술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짧은 글 한 편에는 한 가지 사항을 집중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반박이 예상된다고 해서 이를 일일이 짚어 보다가는 글의 일관성을 흩뜨리기 십상이다.

 

    - 어느 일간지의 독자란에서 -

 

      ** 방학 중 보충 수업 없애자

  인문 고교 학생들은 방학이 아예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학만 되면 자신의 희망이나 관계없이 반강제적으로 학교의 특기 적성 교육(사실은 기존의 보충 수업)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입시 제도가 바뀌어도 일선 인문고에서 행해지는 특기 적성 교육은 수십 년 전의 행태가 그대로 답습되고 있다.

  학생들의 소질과 특기, 적성을 살리려는 취지에서 도입된 특기 적성 교육은 어느 새 일반 학과목 위주의 보충 수업으로 바뀌었고, 수업 방식도 학생들의 사고와 창의력 등을 길러 주기보다는 그저 주입식 위주의 문제 풀이로 일관하고 있다. 이미 학기 중 각종 시험과 특기적성 교육, 자율 학습으로 시달려 온 판에 방학 때까지 학교 수업에 동원된다는 것은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방학을 맞아 모처럼 독서와 여행도 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며 취미와 특기도 살리고 웃어른을 찾아뵙는 등의 기회를 보충 수업이 무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방학 중 수업의 과목도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등 일반 교과목을 총망라해 특기 적성의 취지와는 애당초부터 무관하다. 부진하고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는 것이 보충 학습의 취지인데도 상당수의 학교에서는 특정 과목의 진도까지 나가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교재는 강사가 자체적으로 개발해 사용해야 함에도 귀찮다는 이유로 참고서를 채택해 사용하기 일쑤며 이로 인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는 사교육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교육청은 일선 학교의 특기 적성 교육이 정상적이고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조사하고 수시로 행정 지도와 감독을 해야 함에도 아주 소극적이고 방관적인 자세를 취함으로써 일선 학교의 파행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편법과 변칙을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으니 이들이 이를 배우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결국, 방학 중 특기 적성 교육에 대한 개선책과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본다.     

  이 예문은 기승전결의 체계를 지니고 있지만 주제에서 벗어난 단락이나 글감은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지극히 응집력이 있는 구성을 이루고 있음으로 해서,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글에서 주장하고 있는 내용과 근거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만일, 이 글에서 반대 의견을 일일이 살펴서 논박하려 든다면 글이 설득력을 더 발휘하기보다는 장황해져서 지루하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일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보기로 하자. 

  첫째, 자기가 주장할 내용을 스스로 명확하게 인식하고 쓴다.

  둘째, 글에 대한 구상을 미리 마치고 개요를 작성한 후에 쓴다.

  셋째, 예상되는 모든 반대 의견에 대해서 일일이 미리 대응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충연 ㅣ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네가보고파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