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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而雖得 言之有時 匪時則妄 矧女弗思

수로보니게 여인 2013. 5. 23. 12:26

- 이백열한 번째 이야기
2013년 5월 23일 (목)
때에 맞게 말하라
생각해서 좋은 말을 얻더라도 때에 맞게 해야 한다.
때에 맞지 않으면 망언이 되거늘 하물며 생각지도 않고 내뱉으랴.

思而雖得 言之有時 匪時則妄 矧女弗思
사이수득 언지유시 비시즉망 신여불사

- 강박(姜樸, 1690~1742)
 「사잠사명(四箴四銘)-신언잠(昚言箴)」
 『국포집(菊圃集)』

 

  
  말 때문에 탈이 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자신도 영문을 모를 때가 많지요. 그래서 예로부터 말을 삼가라는 내용의 잠언들이 많았나 봅니다. 이 잠언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옛말에 세 번쯤 생각하고 나서 말을 하라는 경구도 있는데, 이 잠언에서는 ‘때’라는 한 가지 요소가 더해졌습니다. 고심해서 좋은 말을 얻게 되더라도 때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적절한 때에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때에만 맞으면 참으로 나와 남에게 두루 양약이 될 수 있을 텐데, 때를 놓치거나 때에 앞서 말하는 바람에 빈말이나 망언이 되곤 합니다. 애써 생각해 낸 좋은 말이 무위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허탈하겠습니까. 특히 내가 하는 말이 누군가에 대한 충고나 어떤 사안에 대한 지적과 대책이 되는 경우 이 ‘때’라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말을 듣는 상대가 그것을 받아들일만한 준비가 되어 있는 ‘때’, 내 말이 이해되고 실현될 수 있는 여건들이 충분히 무르익은 ‘때’. 그 시점을 찾기가 어찌 보면 좋은 말을 찾기 위해 고심하는 행위나 통쾌하게 한 마디 말을 던지는 일보다 몇 배는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우리는 누군가에게 수많은 말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나와 남의 관계는 주로 이 말을 통해 형성됩니다. 관계 속에 살아가는 우리인 이상 이 말의 기술이 참으로 중요하겠지요. 어떤 식으로 말을 할지도 중요하겠습니다만, ‘때’가 아닌 말은 해봐야 아무 유익이 없습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서 내가 해야 할 적절한 말을 찾고, 그 말을 해야 할 적절한 ‘때’를 찾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글쓴이 : 이승현(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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