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朗誦

가을 별자리/ 육근상

수로보니게 여인 2013. 2. 27. 10:34

육근상, 「가을 별자리」(낭송 조동범)

 

 


육근상의 「가을 별자리」를 배달하며


타향살이 오랜 듯한 화자가 가을색 완연한 단풍나무를 보면서 문득 제 나이의 가을을 절감하고, 늙으신 부모님 구존해 계신 고향을 그리는 시다.

‘단풍나무는 벌겋게 취해 흥청거리고’, 화자도 취하도록 술을 마시고 있나 보다. 취한 화자의 감각은 활짝 열려 단풍나무의 화르르 붉음에 ‘색(色)기’마저 느낀다. 이성을 유혹하는 기세인 색기, 단풍잎들이 ‘오를 대로 올라/색기 부리고 있’는 걸 보면서 화자는 건강하게 잘 자란 딸을 떠올린다. 이제는 ‘품에서 내려놓아야 할 때’지. 어허, 가을이구나! 자연이든 사람이든 가을이란 ‘뜨겁던 여름도 까맣게 익은 산초 씨로 떨어지는’, 계절이다. 한창 무르익었기도 하고, 달도 차면 기우나니, 무르익어서 의당 거두어질 계절. 화자는 애상에 빠지지 않고 의연히 가을을 대한다. 마지막 연이 압권이다. ‘삭정이 같은 노모’ 같은 생생한 비유, ‘돌아가 북창 열고 가을 별자리 하나 마련하여’ 같은 표현! 가을에는 밝은 별이 가장 적다고 한다. 그래서 가을 밤하늘은 휑하고 쓸쓸하다고. 그걸 알고 화자는 가을 별자리를 마련하려고 했을까? 딱히 그렇진 않았을 듯도 하고……. 별들의 운행이 인간의 운명과 연결돼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땅의 운명을 하늘에 묻는 사람들…….

고향에서 화자가 한갓지게, 그리고 골똘히 하늘을 보며 가을 별들의 안부를 들어볼 걸 상상해 본다.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은 그런 것인가. 화자의 고마우신 부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