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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다 구니코, 「영장류 인간과(科) 동물도감」중에서(낭독 김민성, 홍서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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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코다 구니코의 「영장류 인간과(科) 동물도감」을 배달하며
노화에 관한 글이라면 반색하고 읽게 되는 건, 역시 저 또한 노화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노화가 시작되었다, 라는 말에 별 감동을 받지 않은 지 오래입니다. 대신 선배들의 경험담이 훨씬 더 생생한 감동을 줍니다. 문자의 글자 크기를 너무 키운 나머지, 전철 안 뒷사람이 자신의 문자를 들여다보고 있더란 이야기. 노안경을 가져오지 않아 문자도 읽지 못하고 답장도 못한 이야기. 선배들의 경험으로 저는 노후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는 셈이지요. 미리미리 준비하기 전인 칠팔 년 전쯤, 한 모임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한 분이 그 모임의 후기를 남기셨는데 그때는 적잖이 놀랐지요. 삼십대 중반을 좀 넘었을 뿐인데 그 분이 절 가리켜 ‘중년의 삶을 잘 살아가고 있는’이라는 표현을 쓰셨거든요. 이젠 놀라지 않을 겁니다. 노안경을 손보기 위해 또다른 노안경이 필요한 것도 알고, 노안경을 머리에 걸쳐놓은 채 하루종일 노안경을 찾는 날이 오리라는 것도 잘 알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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