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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미의 「가을밤」

수로보니게 여인 2011. 11. 8. 09:16

 

조용미, 「가을밤」 (낭송 권지숙)

 
 

 


조용미의 「가을밤」을 배달하며


늦가을이랄지 초겨울이랄지, 이즈음이 되면 저도 어쩐지 꿀 생각이 납니다. 벌들에게서 훔쳐와 먹는 것이라 벌들에게 많이 미안하긴 합니다만, 한밤중 한 모금씩 삼키는 따뜻한 꿀물을 생각하면 벌써 기분이 좋아집니다. 꿀에 마늘을 담가 숙성시켜 먹기도 한다는 걸 이 시를 읽고 새로 배웠습니다. 담근 채 오래 두어 마늘이 꿀이고 꿀이 마늘이 된 찐득찐득해진 그 ‘물질’을 상상해봅니다. 마늘의 형체가 있으면서도 없고 없는듯하면서도 있는, 유리병 속에 든 그것을 가만 바라봅니다. 나도 아니고 당신도 아닌 나와 당신. 더불어 오랜 친구가 되어준 그대여, 우리가 꼭 저럴 것도 같습니다. 우정이라고도 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는, 마법 같은 시간의 꿀절임 속에서 나와 당신이 달콤쌉싸름해져 있네요. ‘연못물 얇아지는 소리’가 들리는 가을밤이 있고 사랑이 있습니다. 때때로 마음의 수족냉증이 느껴지면 시를 읽는 게 장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