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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시는 이성이 아니라 직관/유성이 빚은 꽃

수로보니게 여인 2007. 2. 22. 20:12
유성이 빚은 꽃

/접시꽃


난 몰랐어요
사랑하는 이들 마음속
별들이 살아
세상의 모든 말로
그 빛나는 언어 다 빚을 수 없음을
나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을 때
처음 알았어요

별똥별 떨어진 자리
덴 자리 너무 깊어
꽃씨 하나 잉태하여
망울 틔우기 쉽지 않음을
나 당신을 보내고 난 후
처음 알았어요

하얀 살 솟아날 자리
부서진 별똥 떨어져
푸른 보리 이삭 닮은
응어리진 설움꽃
더 먼저 피어나는 것도
처음 알았어요

찬란한 언어 잊고
휘날리는 고통 안은채
별똥별 부스러기 모아
왕관 같은 그리움 틀어 이고
긴 하루를 살 수 있음도
처음 알았어요



** 선생님, 제목이 처음엔 '처음 알았어요' '유성이 남긴 것' 그리고 '유성이 빚은 꽃'
이런 순으로 바꿨습니다. 글 수정을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개인 적으로는 두 번째 '유성이 남긴 것' 이 마음에 드는데, 객관성을 생각하다
'유성이 빚은 꽃' 이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도 어찌해야 할지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

박수를 보냅니다.
그렇습니다. 무릇 시인은 이렇게 시 제목 하나를 가지고도
고민의 고민을 거듭해야만 하는 것입니다.
임의 시를 대하는 진지한 모습이 참 보기 좋다는 점에
박수를 보냅니다.

<시는 이성이 아니라 직관이란 말>이 있습니다.
제목에서도 바로 이런 점이 드러납니다.
처음에 <처음 알았어요>라고 제목을 지었다가
보고 또 볼수록
<뭔가 너무 쉬운 것 같고, 멋이 없는 것 같고, 의미가 빠진 것 같고>
했을 것입니다.

이 시는 연의 마지막에 반복적으로
<처음 알았어요>가 쓰여지고 있습니다.

<시에서 반복은 강조하고자 할 때, 리듬감을 살리고자 할 때>
주로 많이 쓰이는 기법입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시의 제목으로는 <처음 알았어요>가 좋을 듯 싶습니다.

이 시는 감성적이기 때문에
<제목을 어렵게 잡아서는 오히려 시를 이해하는데 방해>가
될 거 같습니다.
처음 시 제목을 잡았을 때는 <직관>이었지만,
자꾸 읽고 고치면서 <이성과 치장>이 들어갔기 때문에
처음 잡은 제목이 오히려 좋은 것 같습니다.

<유성이 남긴 것>
<유성이 빚은 꽃>도 좋지만
<처음 알았어요>라고 했을 때,
오히려 시에 대한 궁금증도 유발합니다.
<뭘 처음 알았단 말이지?> 하는 궁금증.

그리고 시의 전체적인 흐름으로 볼 때도
<처음 알았어요>가 맞고요.
<유성이 남긴 것>
<유성이 빚은 꽃> 같은 경우는 어찌보면
<과학책에서 자연의 현상을 푸는 듯한> 이미지,
즉 유성이 뭘 남겼나, 유성이 어떤 꽃을 빚었을까 하는
느낌도 줄 수 있거든요.

시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크게 흠 잡을 곳이 없습니다.

<찬란한 언어 잊고
휘날리는 고통 안은채>

이 부분, <찬란한 언어>를 다른 표현으로 고쳐주시고
<안은채> <안은 채>로 띄어쓰기에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체> <채>는 무조건 띄어쓴다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만족한 답변이 됐는지...
출처 : 시는 이성이 아니라 직관/유성이 빚은 꽃
글쓴이 : 청어 원글보기
메모 : 일주일 넘게 수정 거듭을 한 보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