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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교사' 교총 회장

수로보니게 여인 2007. 7. 16. 13:42

  '평교사' 교총 회장

 

  교직(敎職)에 네 가지 슬픔이 있다고 한다(김정환 '한국교육 이야기 백가지'). 첫째, 전문직인 건 맞는데

전문직 대우를 받지 못한다. 둘째, 받는 돈은 겨우 집 살림 꾸려갈 정도다. 셋째, 노력한 결과가 금방 나타나지 않아 성취감 느끼기가 쉽지 않다. 넷째, 열심히 가르쳐 봐야 입신출세와는 애당초 거리가 멀다.

그래도 '선생님' 직업이 요즘처럼 인기 있던 적이 없다.

괜찮다는 직업 버리고 교사 되겠다고 새로 공부 시작하는 사람도 꽤 된다.

  무엇보다도 교사만큼 신분 보장 잘 된 직종이 없다. 여름 한 달, 겨울 한 달 방학도 있다.

교직의 제일 장점은 아이들과 인격적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독일 교육학자 슈프랑거는 "선생님은 영혼의 조각가" 라고 했다.

인격과 인격 사이 진정한 대화가 오간다면 그 관계는 '사랑' 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 안에서 일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충만한 직업이 있겠는가. 제자가 나중에 잘 돼서 찾아오면 그건 덤으로 얻는 기쁨이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부리로 알을 쪼아야 한다. 알을 품던 어미 닭은 그 소리를 알아듣고 밖에서 함께 

쪼아댄다. 그러나 어미는 작은 도움을 줄 뿐이다. 알을 깨고 나오는 건 새끼 자신이다.

진짜 교육은 이렇게 배우는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고 제 몫을 하도록 잠재력을 실현하도록 각성시켜주는 것이다.

그래서 예부터 교육을 '줄탁동시(줄啄同時)'에 비유했다.

  서울 잠실고 국어담당 이원희 교사가 한국교총 60년 역사 최초의 평교사 출신 교총 회장이 됐다.

이전 21명 회장은 모두 대학교 수거나 총장 출신이었다. 이 신임회장은 "늘 교실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을

챙기겠다" 고 했다. "교육에 대한 이념적 접근은 배제하고 학생과 학부모를 만족시키는 데 힘쓰겠다" 고 했다.

 

  교총도 교사단체니까 교사의 권익과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진정한 교직의 권익은

학부모가 믿어주고 학생이 존경해줄 때 얻어지는 것이다. 선생님들 스스로 교과 과목 전문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고, 학생들이 정보의 바다에서 헤매지 않도록 안내자역을 해야 한다.

나아가 제자들에게 인격적 감화를 주고 그를 통해 진정한 존경과 인정을 받는다면 그 이상의 교사 권익이

없을 것이다. 평교사 출신 교총회장이 교단에 그런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으면 한다.    

 

                                                 조선일보 스크랩 : 한삼희 논설위원(7/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