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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모꼬지

수로보니게 여인 2010. 3. 7. 21:30

  

2010 모꼬지

  

엠티(MT ←Membership training).


학기 초에 있는 대학가의문화로 신입생과 학과 선배들 사이에 얼굴 익히기를 포함한 친목도모가 주목적이다. 학과의 주요 행사에 포함되므로, 때로는 교수를 포함한 교직원들이 함께 하기도 하는 짧은 여행을 말한다.

국어순화 운동에 따라 ‘모꼬지’라는 다듬은 말을 사용한단다. 

그렇긴 해도 우리글을 사랑하고 연구한다는 국문과에서조차 아직은 그리 익숙지 않은 낱말이다. 까닭에 어쩌다 한 번이라도 사용할라치면 오히려 이상한나라사람처럼 바라보는 시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언어문화 어제에서 오늘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 기록 문화유산 ‘훈민정음’,

가장 배우기 쉽고 쓰기 편리하다고 세계 언어학자들이 극찬하는 ‘한글’

하여 지구촌 한쪽에서는 자국어로 사용하기 위해 배우고 있다는 ‘국어’.


이에 걸맞게 우리글을 학문하는 학도로서의 나는, 더러는 이상한 나라 사람처럼 다룬바 되고, 또 더러는 ‘척 한다’는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할지라도 이제는 그런 값싼 눈치 따윈 저기 안드로메다로 던져버리고 할 수 있는 대로 우리글을 사용하련다.

 

지난 6(토)일~7일에 걸쳐 일정이 잡혀있던 2010 모꼬지를 1학년 7명, 2학년6명, 3학년6명, 4학년6명, 동문5명 총 30명은, 한 시간 반가량의 시간을 막 사춘기를 시작한 청소년들의 들렘으로 들썩이다 바다가 하늘같고 하늘이 바다를 닮은 제부도에 쏟아졌다.

 

선배님들 표정이 청춘의 대명사인 그것보다도, 바다를 부드러운 입맞춤으로 핥아버린 봄바람보다도 더 싱그럽다. 

독신을 부르짖다, 자유로운 독신 보다는 불편한 동행을 택했다는 국문과의 지킴이 정선배와, 그녀가 이 땅위에 다녀간 흔적으로 남아 있을 조기현. 혹이라고 불린다는 기현이는 정말로 혹 같다. 왜냐하면 있어도 없는 것처럼 그냥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시야에 들어올 때에야 비로소 있음을 인식할 수 있을 만큼 소리 없는 아이 조 용 한(내가 붙인 이름). 엄마를 안 닮았나보다

  수유 시간이라며 안타까워하면서도 마냥 행복해하던 강명희 씨와 동료를 위해 자신의 시간 할애하기를 주저하지 않던 길수정 씨의 순수와 열정사이에서, 그녀들의 넘치는 에너지가 내 것인 냥 함께 행복의 나래를 너울질 하는 나.

 

어렵기만하다는 국문과의 관문을 일 년만 통과하면 오매불망한 꿈을 이룰 선배님들. 좌로부터 이영자, 정영례, 이민정, 정현숙, 송지혜, 신명희  선배님 그리고 조 용 한 어린이. 

 

사명 감당하느라 사진 속에 모습을 많이 저장하지 못하는 김 선배와, 한 미모 하는 편입생 이민정 선배, 우리 동기 중 최고의 재담꾼 경희 씨, 그리고 ‘물때’를 맞춰 밤에 올라가야 한다던 미숙 씨를 붙들고 기회 포착.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미녀들의 6・70년대 울타리 포즈

  

퇴적암! 발밑까지 내려와 쏟아놓는 중생들의 사는 이야기를, 듣다가 듣다가 몸이 겹겹이 되어버린 땅켜. 잿빛 하늘아래 물기 없는 몸이란 것도 사람의 생각일 뿐 홀로 초연하다.

시간의 무게를 저 바위위에 한 겹 더 얹었음직한 아줌마들의 표정은, 하늘과 달의 인력(引力)을 거부하지 못한 물기 없는 바다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그것은 꿈꾸는 이들에게 하늘이 내린 선물, ‘나이먹지 않음’의 증표이리라!  

  

아직 떠나지 못한 겨울의 흔적을 꿈과 열정의 대명사로 정의 되어진 국문인들이 지신밟기를 하고 있다. 굳이 물때를 따라 이어돌 바닷물이 아니더라도 이날 저들이 쏟아낸 문학을 향한 열정으로 인해 지금쯤은 바다 가득 봄이 출렁이고 있으리라!

선・후배가 어우러져 갯벌 위를 노니는 모습이 우리의 문학지 『마당』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불현 듯하다.

거기에는 『마』의 의미인 ‘맛’이 있는 ‘말’이 있었을 테이고, ‘물’과 관련되어진 ‘땅’ 즉, 바다로서 ‘물’이 잇따라 돌며 오대양을 이어가는 것처럼, ‘정’이 서로의 가슴을 잇대어 『당』 즉 ‘장소’를 넓혔을 것이란 생각이 분명한 까닭이다.

이날 넓혀졌을 우리의『마당』위에서 누구라도 노닐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저 벌러덩한 갯벌이 사람을 가리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가슴이 진정한 『마당』이 되기를 희망하며 숙소로 돌아와 ‘지신밟기’ 두 번째 시간을 맞았다.

  

맛있는 전+호박 찜+가리비+대나무 잎에 싼 밥+멍게+갖가지(에이 이름을 메모해올 걸)소주+맥주에 산 물고기를 정에다 섞어 아까 다녀온 갯벌 퍼지듯 배가 퍼지도록 뱃속에 집어넣고   

  

행여 푹 퍼진 뱃속을 정 많은 한국 연안인줄 알고 사악한 일본산 놀래미가 들어와 구라파전쟁이라도 일으킬까, 냄비를 가득 채운 매운탕으로 뱃속을 아우르기 시작했다. 

 

  먹고

 

  먹고

   

또 먹고……

에휴~ 겨우 냄비를 비워냈다.   

 

찍고

 

찍고

 

또 찍고

 

  문학을 향한 열정의 도가니의 온도가 측정 불가해, 옆에 있으면 절로 데일 것 같은 10학번들만의 기념        

   

  아기다리고기다리던고기가내고긴가그고기가니고긴가  

   

 이날의 주요행사 ‘시낭송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나의 벗 은수의 소녀티 물씬 풍기는 자작시 낭송! 동영상 아닌 것이 유감

  

09학번의 유일한 청일점 금식 씨.

도대체 시가 뭐 길래, 문학이 얼마나 좋으면, 몸의 기둥 허리가 온전치 못한데도 모꼬지를 왔을까!

'No pressure no diamond'. 아니 이미 미쳤다. 그의 시 ‘겨울나무’의 의미를 새겨본다.

   

미모를 겸비한 10학번 수정 씨의 노래는 가히 가수가 왔다가 울고 간다는, 뭐 그런 소문이 있긴 하지만 확인한바 없음.

지금의 모습처럼 어깨를 내어주는 국문학과, 서로를 보듬고 가는 국문학과, 맞댄 어깨를 따라 마음과 마음이 이어져 한 덩어리로 타오르는 횃불이 되어 21세기의 문단을 밝히는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것뿐이 아니다.

어디서 레크레이션 강사를 하다가 왔을 것 같은 10학번 정선아리랑님의 진행에 따라   

 

   “제기를 찼다 제길

부지런히 차도 한 개

도저히 한계다.”라는 삼행시를 지어 대박을 터트린 용구 선배님뿐만 아니라, 너도 한 개 나도 한 개, 조은정 선배님만 나비처럼 사뿐사뿐 열 한 개인가를 차는 제기를 찼다 제길.  

 

그러고도 아직 남아있는 뜨거운 가슴을 모닥불을 지펴놓고 함께 살랐다.

 

꿈과

사랑과   

열정을 그대에게가 아니고 모두 모아

  

밤하늘 가득 쏘아 올렸다.

훗날 괄목상대할 서로의 모습을 소원하며 

 

소원이 하늘에 닿아 가슴도 모닥불도 잔잔해질 즈음, 자리를 옮겨 조개를 구어 가며 나누었던 긴 이야기와, 젓가락 장단에 겹기만 했던 순간은, 살다가 살다가 혹 삶이 건조하다고 느껴질 때 열 번째 행성의 전설처럼 가슴에 내리겠지!   

 

긴 밤을 배꼽 번호 매겨가며 갖가지 게임하느라 짧게 지새고도, 마음은 가볍기만……

실은 게으른 사람들만 남아서 해장 밥 기다리는 중 

 

문학을 하는 이들의 성별 대비를 보면, 여성의 수가 훨씬 압도적인데 비해 남성은 상대적으로 그 수가 적다.

그런 문화 속에서 삶을 문학처럼 사는 이들은, 삶에 절어 감성을 빼앗긴 이들보다 훨씬 존재감 있는 삶일 것이라 여긴다.  

 

새내기배움터를 통해 얼굴을 마주하기는 했지만, 이제야 격이 없는 선・후배가 되었다.

바라기는 1박 2일 함께 보낸 시간 속에서 꿈을 나누며 문학을 논했던 시간들이 서로의 길에 등불이 되기를 소원하며, 특별히 10학번 후배들의 품은 뜻 앞에서 선배란 이름이 어떤 지표가 되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며칠간의 마음 조각을 붙여본다. 감히.

 

  국 문 과

 

11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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