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조용헌 살롱

육경신(六庚申)

수로보니게 여인 2009. 11. 3. 22:19

 

 [조용헌 살롱] [707] 육경신(六庚申)

 

 


'동의보감'의 내용 가운데에는 현대 서양의학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몇 군데 있다. 내경편(內景篇)에 나오는 '삼시충(三尸蟲)'에 관한 대목도 그 한군데이다. 삼시충은 '우리 몸에 있는 세 종류의 벌레를 말하는데, 첫 번째 것은 상충으로 뇌 속에 살고 있고, 두 번째 것은 중충으로서 명당에 살며, 세 번째 것은 하충으로 뱃속에 산다'고 되어 있다. 우리 몸에 이 벌레가 살기 때문에 도를 닦는 것을 싫어하고 의지가 약해지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동의과학연구소 번역본 1449쪽). 이 삼시충을 잡지 못하면 생사윤회를 마칠 기약이 없다고 설명되어 있다.

과연 어떻게 잡을 것인가? 약물을 사용해서 잡는 방법도 있지만, 이보다는 육경신(六庚申)의 방법이 더 고차원적인 방법으로 도사들 사이에서 여겨져 왔다. 육경신은 수경신(守庚申)이라고도 부른다. 육십갑자 중에서 경신(庚申)일이 돌아오면 이날은 밤새 잠을 자지 않는 것이 그 방법이다. 경신일은 60일 만에 한 번 돌아오므로 1년이면 6번이 돌아온다. 이 여섯 번 동안의 경신일을 잠을 자지 않고 잘 지키면 육경신 수련을 성취한 것이다. 고려시대에 불가의 고승들도 이 경신일에 일절 잠을 자지 않고 날을 새우는 습관이 있었으며, 왕실의 왕자들도 이날이 되면 잠을 자지 않기 위해 친구들과 밤새 이야기를 하며 노는 관습도 있었다. 단 1초라도 졸면 실패한다.

필자는 문헌과 구전으로만 이 육경신 수련에 관한 이야기를 접해왔다. 얼마 전에 세간에 '화타'로 알려진 104세의 장병두(張炳斗) 선생을 만나 당신이 육경신을 몸으로 직접 실천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경신(庚申)은 강건한 금기(金氣)로만 이루어진 날이므로, 산란한 우리 마음을 이루고 있는 목(木)을 자르기에 아주 좋은 날이라는 설명이다. 장 선생은 졸음을 참기 위해 칼로 자신의 왼손을 찔러 생긴 상처도 보여 주었다. 4~5번 정도 경신일을 성취해도 만물과 소통하는 기감(氣感)을 느낀다고 한다.

'육경신'을 성공하면 하늘로부터 면허증을 받는 셈이다. 내가 보기에 장병두의 신통한 의술은 상당 부분 이 육경신 수련의 결과이다. 그러나 그는 인간세계의 의료면허증 없이 불법의료행위를 했다고 고발당해서 현재 대법원에서 재판 중이다.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입력 : 2009.11.01 22:05 / 수정 : 2009.11.01 23:26

 

'´˝˚³οο조용헌 살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摩天樓와 公德  (0) 2016.08.04
如履薄氷  (0) 2010.03.31
형제(兄弟)   (0) 2009.08.12
누에를 치지 마라   (0) 2009.07.28
아파트 다실(茶室)   (0) 2009.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