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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아픈데 내과·산부인과 가라고? /위장병 예방하려면 시간 내서 걸어라

수로보니게 여인 2009. 8. 19. 19:22

 

허리 아픈데 내과·산부인과 가라고?

요통 유발 '엉뚱한' 질병

1년 전 척추 수술을 받은 김모(62)씨는 최근 병원을 다시 찾아 당시 집도의에게 다짜고짜 "재수술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허리가 도로 아프고 다리가 시려서 몇 걸음도 못 걷는다고 했다. X선 촬영을 해보니 김씨의 척추는 이상이 없었다.

다시 김씨의 양쪽 발을 비교해보니 오른발이 심하게 창백했다. 혈관 검사 결과 복부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동맥이 거의 다 막혀 있었다. 김씨는 혈관에 스텐트라는 금속관을 삽입해 혈관을 넓히는 수술을 받고 요통이 사라졌다.

김씨 사례처럼, 요통이 '허리'가 아닌 '엉뚱한 질환'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문동언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전체 요통 중 척추에 이상이 없는데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10~25%쯤 된다. 이런 원인 모르는 요통은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 심리적 이유와 함께 전혀 다른 질환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척추와 상관없는 원인 질환 때문에 생기는 요통을 정리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

◆동맥경화증

김씨의 사례처럼 대동맥이나 대동맥에서 분리된 큰 동맥이 부분적으로 막히면 요통이 생길 수 있다. 장일태 나누리병원 원장은 "이 경우 빨리 걸을수록 요통이 심해지고, 오래 걸으면 요통과 함께 다리가 바늘로 찔리거나 떨어져 나갈 듯이 아프다"고 특징적인 증상을 설명했다.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생기는 '척추관 협착증'과 증상이 비슷하므로 잘 구분해야 한다.

또, 동맥경화증이 있으면 허리 쪽 척추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되면서 산소와 영양공급이 제대로 안돼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담배의 니코틴도 혈관을 수축시켜 척추 주변부 조직에 혈액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게 한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젖산 등 몸 안의 노폐 물질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신경 말단을 자극해 통증이 생긴다.


위·십이지장 궤양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이 요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경우, 허리보다 약간 위쪽의 몸 안 깊숙한 부분에서 통증이 나타난다. 조태형 고대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통증은 식사 후 2시간 정도 지나서 시작되며, 디스크와 달리 가만히 서있어도 통증이 좋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증은 자극적인 음식이나 술·담배에 의해 악화되며 위장약을 복용하면 호전된다.


◆콩팥·요도결석

콩팥은 허리 뼈에 근접해 있어 결석이 생기면 허리 부위까지 통증이 나타난다. 주로 갈비뼈가 끝나는 지점의 뒤쪽 옆구리 부분이 강하게 아프다. 아픈 부위를 손바닥으로 세게 때려보면 통증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 장일태 원장은 "콩팥, 요도에 결석이나 염증이 생겨 요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꽤있다. 이런 경우는 간단한 소변 검사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허리에 묵직한 느낌이 들면서 통증이 깊숙이 느껴진다.


자궁내막증·자궁근종

자궁내막증의 10% 정도는 심한 요통을 동반한다. 김주명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요통과 함께 여성의 생식기에서 냉이 나오면 자궁내막증을 검사해봐야 한다. 프로게스테론 등 호르몬제를 복용하면 요통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은 허리가 아픈 동시에 복부에 뻐근한 통증이 같이 오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내분비질환은 흔히 골다공증을 일으키지만, 요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주로 폐경 후 여성에게 나타난다.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면 척추 뼈의 칼슘 소비가 많아져 뼈가 약화되면서 요통이 발생할 수 있다.


감기

감기를 오래 앓고 나면,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척추 근육이 약해져 요통이 생길 수 있다. 장일태 원장은 "척추 근육이 약해진 상태에서 재채기나 기침을 하고 나서 요통이 왔다는 환자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허리 근육이 강하게 수축되면서 디스크가 튀어나올 수도 있으므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허리를 약간 구부리고 무릎을 손으로 잡는 것이 좋다고 장 원장은 설명했다.

이밖에, 인스턴트 식품이나 초콜릿 등 당분이 많은 산성 식품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뼈에서 칼슘이 소실돼 요통이 악화될 수 있다. 요통이 있으면 다시마, 미역, 콩, 녹황색 채소 등 알칼리성 식품을 먹는 것이 좋다. 강정훈 조선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만성 요통환자를 대상으로 몸 안의 산성과 알칼리 성분 불균형을 교정해줬더니 요통이 경감됐다는 독일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lks@chosun.com
최혜민 헬스조선 인턴기자
  • 2009.08.18 16:26 입력 / 2009.08.18 16:27 수정

 

"위장병 예방하려면 시간 내서 걸어라"

민영일 소화기 전문 나무병원 원장 인터뷰
6개월만에 만난 나무병원 민영일(68·사진) 원장은 흰머리가 좀 는 것 같았다. 저명한 소화기내과 의사로 대학병원에서 교수로만 평생을 근무하다 2008년 9월 나무병원을 개원하면서 "소화기 전문 병원의 모델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었다. 그는 서울아산병원, 동국대병원, 건국대병원 등에서 소화기센터장을 지냈다. "대학교수만 하다 개원병원을 운영하기가 힘들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민 원장은 "재미있다"고 했다.

"새 병원의 문을 열고 시스템을 갖추고 환자를 진료하느라 바쁜 사이에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어려운 점도 적지 않았으나 소화기 전문병원의 초석을 잘 다졌다고 자부합니다"

나무병원이 지난해 11월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화불량, 속 쓰림, 변비 등 소화기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50.4%였다. 그만큼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이중 병원에 방문한 사람은 4명 중 1명 꼴(24.5%)에 불과했다. 상당수는 자가 진단하고 소화제만 먹거나, 민간요법에 의지한다. 반면 일부는 큰 병원, 작은 병원을 전전한다. 이른바 '병원 쇼핑'의 대표적인 원인 질환이 소화불량증이다. 대학병원 소화기내과에도 이런 환자들이 적지 않다.

민 원장은 "위장병은 진단은 비교적 정확한데도 치료는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이 때문에 상당수 환자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위장병을 조절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빨리 낫지 않는다고 대학병원으로 몰리는 것은 본인은 물론 병원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민 원장은 말했다. 전문병원을 선택해 수시로 의료진과 상의하면서 약을 복용하거나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게 위장병 개선의 해법이라고 했다.

소화기 질환의 권위자인 그에게 '위장병 예방 노하우'를 물었다. 답은 "많이 걸어라"였다. "자연 다큐멘타리를 보면 동물들이 나이가 들면 움직이지 못하고 얼마 뒤 죽습니다. 사람도 동물입니다. 자기 발로 움직여야 합니다. 걷는 것은 위와 장 등 소화기가 건강하게 작동하게 하는 데 필수입니다. 특히 나이 든 사람은 무조건 시간을 내 걸어야 합니다." 민 원장은 70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건강은 젊은 의사 못지 않다. 비결은 걷기다. 새벽 4시30분에 기상, 집 근처 올림픽공원을 1시간 걷고 아침 7시30분까지 병원에 출근한다.

민 원장은 "6개월간 병원을 운영하면서 서울 강남 한 복판에서도 비보험 진료과가 아닌 소화기 질환 전문병원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그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 글·사진=임형균 헬스조선 기자 hyim@chosun.com  2009.04.14 16:2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