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고종명(考終命) 오복(五福) 가운데 하나가 '고종명(考終命)'이다. 고종명이란 천수를 누리고 편안하게 죽는 것을 가리킨다. 말하자면 잘 죽는 것이 고종명이다. 오복 가운데 하나로 고종명을 포함시킨 것을 보면 옛날 사람들도 어떻게 죽는 것이 잘 죽는 것인가를 고민했던 것 같다. 잘 죽는 것의 요체는 평화스러운 죽음이다. 평화스러운 죽음은 우선 고통 없는 죽음이다. 고통이 전혀 없을 수는 없고, 되도록이면 덜 고통받고 죽는 죽음이 고종명이다. 불교의 선승(禪僧)들이 죽을 때 앉아서 죽는 '좌탈입망'도 고종명의 한 방법이다. 내 짐작에는 좌탈입망도 5% 남아 있을 때에 미리 당겨서 죽는 방법이다. 신선들은 어떻게 죽는가? 우리나라 신선들의 행적을 기록한 '청학집(靑鶴集)'이나 '해동전도록(海東傳道錄)'을 보면 신선들은 자기의 죽는 모습을 주변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다. 청학상인(靑鶴上人)은 제자들을 불러 놓고 "나는 이제 세상과 인연을 끊어야 하겠다" 하고 정월 보름날 새벽에 일어나 지팡이를 짚고 대란산(大蘭山)의 안개 속으로 들어간 후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
입력 : 2008.12.02 22:12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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