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춘곡/ 윤대녕

 

윤대녕, 「상춘곡」(낭독 장용철 박현미) 2008년 10월 2일   윤대녕의 「상춘곡」을 배달하며 운명의 만남이라는 건 이런 거지요. 몇 날 며칠부터 미리 거울을 보면서 표정을 연습한다거나, 멋진 말들을 외고 또 외운다거나 한 뒤에야 비로소 만나는 뭐, 그런 게 아니란 말씀입니다.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그러니까 평상시보다 약간 열에 들뜬 상태에서, 좀 수다스럽게 얘기하는 데도 표정이 기가 막히고 말이 줄줄줄 흘러나오는 그런 경지. 흠흠. 이 때 머릿속에서 종이 울리는 경우도 간혹 보이는데, 그때는 볼 것도 없이……. 그러니 하품이 나오고, 할 말이 생각나지 않고,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면 아아아, 그걸 어떻게 하나요? 그게 사람이라면 정 때문에라도 견디겠는데, 그게 일이라면, 그것도 평생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역시 또 배달하는 문장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아 이 엉터리 같은 자식!이란 말이 나오네요.                                                       영어사전홈                      Write It Down Make It Hap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