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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崇禮門)과 촛불

수로보니게 여인 2008. 7. 5. 14:03

 

                                                                                            

  숭례문(崇禮門)과 촛불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그 사건에 대한 조짐(兆朕)이 이미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외견상으로는 그 조짐이 우연한 사건처럼 보인다. 그래서 조짐을 알아채지 못한다. 숭례문 화재도 그렇다. 하필이면 새로운 대통령 취임식을 며칠 앞둔 지난 2월에 숭례문에 화재가 발생했다. '숭례문(崇禮門)'이라고 쓰인 현판이 땅바닥에 떨어지는 장면을 텔레비전 화면으로 보면서 국민들 대부분은 왠지 불길한 조짐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임진왜란 때에도 괜찮았고, 6·25 폭격에도 무사했던 숭례문이 왜 하필이면 이때 불이 난단 말인가? '예(禮)를 숭상한다'는 의미의 '숭례문' 현판이 땅바닥에 떨어진 것은 '예'가 바닥에 떨어진다는 의미를 암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 시위대에 의하여 '조선일보사'와 '동아일보사'라고 새겨진 사명(社名·로고)이 땅바닥에 떨어진 사진을 보면서 필자의 머릿속에는 '숭례문'이 땅바닥에 떨어지는 장면이 연상되었다. 자유당 정권, 박정희 유신정권, 전두환 군사정권에서도 이런 일이 없었다. 아마도 해방 이후 조선, 동아의 신문사 간판이 떨어지는 사태는 처음이지 않나 싶다. 그런가 하면 시청 광장에는 초등학생까지도 대통령을 욕하는 문구가 난무하고 있었다. "명박아 나 초딩이다! 야 ×××아 초딩한테 욕 먹으니까 좋디?" 대통령이 아무리 잘못했다 하더라도 초등학생에게까지 대통령이 이러한 욕을 들어야 되는 장면은 '예가 땅에 떨어진' 것 아니겠는가? 숭례문 화재는 수도 서울의 대문이 없어져 버렸음을 뜻한다. 대문이 없어져 버리니까 가장 먼저 들어온 손님이 '소'이다.

이 소는 애당초 고삐가 없는 '미국소'였다. 고삐가 없으니 통제가 되겠는가! 고삐 없는 소가 들어와 수도 서울을 두 달째 휘젓고 있다. 숭례문에서 시작된 불은 대로를 타고 들어와 시청 앞 광장에서 수만 개의 촛불로 번졌다. 불이 적당하면 온돌방을 따뜻하게 데워 주지만, 과도하면 초가삼간 몽땅 태워 버리는 수가 있다. 숭례문 화재 때에도 타이밍을 놓쳤다. 초기에 지붕의 기왓장을 뜯어내고 물을 뿌렸으면 불을 끌 수 있었다.

     어영부영하다가 시기를 놓치고 전부 태워 먹었던 것이다. 결국 대통령이 부덕(不德)한 소치이다.

     숭례문 화재는 암시하는 바가 크다.


                                                      2008.07.04 23:10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도덕(道德) morality;morals;ethics

Morality has lost its hold on the people. or People have lost their sense of morality.

도덕(도의)이 땅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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