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해철전(碧海鐵田)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있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다는 뜻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의 단어가 '벽해철전(碧海鐵田)'이다. 어디에 나오는 말이 아니다. 내가 지어낸 단어이다. '푸른 바다가 철의 밭이 되었다'는 뜻이다. 얼마 전에 광양제철을 견학하면서 생각난 단어가 바로 이 '벽해철전'이다. 원래 광양제철이 들어서기 전에는 이 터가 바다였다. 광양만이다. 이 광양만 일대를 메워서 제철소를 세웠으니 바다가 철전(鐵田)이 된 것 아닌가! 광양제철이 들어선 자리도 풍수적으로 의미가 있다. 광양만에는 자그마한 섬들이 13개 있었는데, 제철소가 들어서면서 이 13개의 섬에서 나온 석재와 흙을 가져와 그 기초공사에 사용하였다. 제철소 자리에는 원래 '쇠섬'이라는 섬이 있었다. 한문으로는 '금호도(金湖島)'라고 불렸다. 제철소를 지으면서 이 섬 둘레를 단단하게 돌로 쌓는 호안(護岸)공사를 해야만 했다. 13㎞의 이 호안공사를 끝마치고 보니까, 지명 그대로 '금호도'가 되었다는 것이 관계자의 증언이다. 더군다나 쇠를 만드는 공장이 섰으니까, 그야말로 '쇠섬'이 된 것 아닌가. 포항제철이 들어선 터에도 이와 유사한 풍수예언(風水豫言)이 전해져 왔었다고 한다.
조선 숙종대에 관상감에 근무했다고 하는 이성지(李聖至)가 남긴 예언이 바로 그것이다. 풍수에 조예가 밝았던 인물이다. 그 예언은 오언절구(五言絶句)로 되어 있다. "죽생어룡사(竹生魚龍沙), 가활만인지(可活萬人地), 서기동천래(西器東天來), 회망무사장(回望無沙場)." "어룡사에 대나무가 자라면 만인이 살 만한 땅이 된다. 서양의 물건이 동쪽으로 올 때, 여기를 돌아보면 모래밭이 없어졌을 것이다." 여기에서 '어룡사'는 포항제철이 자리 잡은 영일만의 바닷가 해변을 가리킨다. 대나무가 자란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포스코 윤석만(60) 사장은 이를 굴뚝으로 해석한다. 포항제철소에는 현재 굴뚝이 67개다. 쭉쭉 뻗은 이 67개의 굴뚝을 커다란 대나무라고 보는 셈이다. 이 커다란 대나무가 자라나면서 만인이 먹고살 수 있는 기업이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고유가로 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라 기업에 관한 이야기를 써 보았다. 2008.07.07 23:07 조용헌 goat1356@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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