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나비’로‘나비효과’를 만들어낸 이석형 함평군수는 앞으로 황금박쥐·양서파충류·먹황새 등 생태
상품을 함께 엮어 함평을 완벽한 생태도시로 만들 포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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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도 없다. 산업도 없다. 뭘 먹고 사나 .그때, 머릿속으로 날아들어온 나비…
"가뜩이나 어려운 동네를 어린 놈이 말아먹으려고!"
손가락질 받으며 시작한 9년전 첫 축제. 일대 도로가 막혔다. 대성공이었다.
2000억 낳은 그의 '나비 꿈'에 이제 세상이 미친다.
10년 전 한적한 농촌 소도읍이었던 전남 함평군이 '나비'를 타고 세계적 생태 도시로 날아오르고 있다. 나비축제 첫해 660㎡(200평)
비닐하우스에서 시작된 나비의 날갯짓은 이제 109만㎡에서 펼치는 '2008 함평 세계나비·곤충 엑스포'라는 폭풍을 만들어냈다.
진짜 '나비'로 '나비효과'를 만들어낸 이석형(李錫炯·50) 함평군수를 만났다.
엑스포가 개막돼 눈코 뜰 새 없는 그를 만나려 사흘 전 예약했지만, 약속시간을 30분 넘겨서야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군수실에서 인터뷰를 하는 동안 쉼 없이 비서진의 '쪽지'가 들어왔고 이야기를 서둘러 마치고 방을 나설 땐 10여 명이 대기실에 줄지어 앉아 있었다.
"고교와 대학 때 학생(회)장을 하면서 정치에 꿈이 있었죠. 방송PD로 일하다가, '정치를 하려면 단체장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선배의 조언을 듣고 무작정 선거에 뛰어들었는데 막상 당선되고 보니 덜컥 겁이 났어요.
천연·산업·관광 자원은 전무한 데다, 인구의 71%가 농업에 종사하고, 연간 관광객은 18만 명에 불과하고….
'잘못하면 딱 죽을 자리구나' 싶었죠."
매일 새벽 산에 올라 고민을 거듭하던 그때, 농촌에서 자라 농고와 농대를 나온 그의 '유전자'가 깨어났다.
"농업을 살리자. 방법은 친환경이다." 그러나 평범한 평야지대인 함평을 친환경 이미지로 특화하는 게 문제였다.
반응은 차가웠다. "모두가 미친놈 취급을 했지요. '가뜩이나 어려운 동네를 어린(당시 39세) 놈에게 맡겼더니,
몇 날 며칠을 입만 열면 나비 이야기를 했다. "21세기는 환경의 시대다. 나비 싫어하는 사람 있나.
1999년 5월 5일 오전 11시. 첫 나비축제가 막을 올렸다. 평소 1시간 걸리던 광주~함평 간이 4시간 넘게 걸렸다.
나비축제는 2000년 75만 명, 2003년 143만 명, 2006년 171만 명 등을 불러들이며 매년 100억원대의 직·간접 수입을 창출해냈다. 눈에 보이는 소득 외에, 함평은 '나비의 고장' '청정 생태도시' '친환경 농업군' 등 이미지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됐다.
올해는 4년간 준비해온 '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열어 세계를 향해 도약하고 있다.
그가 찾아낸 '블루오션'은 나비뿐이 아니다. 순금 162㎏을 사들여 함평에 서식하는 멸종 위기 동물 황금박쥐 조형물을 만들었고, 독일 폭스바겐사의 '뉴비틀'을 관용차로 사들여 '무당벌레'로 단장했다. 함평실업고를 '골프고'로 특성화해 학생모집난을 극복하기도 했다.
이들 사업은 하나같이 반대가 심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군 의원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30억원(금값만 27억원)의 예산을 세워 만든 황금박쥐 조형물은 지금 금값만 60억원에 이르고,
"미쳐야죠. 몰입하면 보입니다.
나비축제 성공으로 그는 '스타 강사'가 됐다. 청와대·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 등 정부기관, 삼성물산·에버랜드 등 기업체,
최연소 단체장으로 시작해 현재는 전남 유일의 3선 단체장인 그에게 정치권의 유혹도 적지 않았다.
엑스포가 진행 중인 지금도 그의 머릿속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가득하다. 양서·파충류 생태관 사업이 이미 시작됐고,
- ▲ 진짜 나비로 '나비효과'를 만들어 낸 이석형 함평군수.
- /김영근 기자 kyg21@chosun.com 2008.04.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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