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생각

비극을 희극처럼

수로보니게 여인 2007. 10. 18. 08:05
 
   
 

  一 事 一 言/ 비극을 희극처럼


어느 여배우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외동딸이었던 그 친구가 걱정돼 극단 단원들 모두 밤새워 빈소를 지켰다.

 마지막 날, 벽제에서 아버님의 화장이 시작되자, 여러 창구에서 수많은 소리들이 들려왔다.

곡(哭)으로 시작해, 염불 외는 소리가 깔리고, 그 위로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위 아래로 가득해진 ‘종교의 소리들’ 이 거북하게 느껴지던 순간,

그 공간을 비집고 날 찌릿하게 만드는 맑은 소리가 들려 왔다.

“아빠 - ”, 울기위한 소리가 아닌, 앞에 있는 아빠에게 말을 거는 듯한,

다시 “아빠 - ”, 확실히 저만치 보이는 아빠를 돌아보게 하려는 듯이 들렸다.

 귀여운 딸이 사랑스런 아빠를 부르는 소리였다. 정말 부르고 있어서, 그래서 찌릿했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모녀를 창구에서 끌어내는 친지들에게, 그 친구는

“저리 비켜! 우리 아빠 안보이잖아!” 하고 소리치고는, 모두 놀라 생긴 정적을 틈타,

 울음과 예쁜 웃음이 섞인 목소리로 동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가 끝나곤 “아빠, 아빤 정말 나한테 최고의 아빠였어.”

그리고 설마 설마 하는 사이에 머리위로 두 손을 올려, 모두가 아는 그 ‘하트’를 그리고는

 “아빠 사랑해” 하며 웃어보였다. 그리곤 휙 하고 돌아서서 자리를 떴다.

당장 내일이라도 만날 사람처럼….

훗날 ‘아빠’ 와 만나 기뻐할 그녀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그래, 그때쯤이었다.

아까 들리던 노래의 4절 내내 나오던 가사에서 느껴지지 않던 ‘그 곳’ 이 그려졌다.

‘비극을 희극처럼,’ 힘든 날에, 슬프지만 예쁜 웃음으로 대처한 친구의 모습에서

  연기 배울 적에 자주 듣던 그 잔소리가 겹쳐졌다.

    

2007년 9월 10일 조선일보 : 민준호 연출가

                                                                                                

   내 안에 꿈과 희망을 되찾는 시간...    

 

하늘색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