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취제신(近取諸身)
공부란 무엇인가. 이치를 깨닫는 것이다. 이치를 깨닫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근취저신(近取諸身:이때 '諸'는 '저'라고 읽는다)의 방법과 원취저물(遠取諸物)의 방법이다.
'가까이는 자기 몸에서 취하고, 멀리서는 모든 사물에서 취한다.
' 구태여 멀리 갈 것 있는가! 가까운 데서 찾아야지!
그렇다면 자기 몸을 연구하는 것이 빠른 방법이라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공부는 자기 몸의 상태를 관찰하고, 자기 몸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왜 이 부분이 아프게 되었는가를 연구하는 일이 된다. 크게 병이 생겨서 병원에다 자기 몸을 맡기기 전에, 자기 몸은 자기가 가장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몸이 어느 정도 아파 봐야 공부를 시작하게 된다는 말이다.
'하타요가'를 40년 가까이 수련한 요가 고수로부터 전해들은 가르침 가운데 하나가, 상병하치(上病下治), 하병상치(下病上治), 좌병우치(左病右治), 우병좌치(右病左治)의 원리였다. 몸의 위쪽에 병이 들었으면 아래쪽을 치료해야 하고, 아래쪽에 병이 들었으면 위쪽을 치료해야 한다는 원리이다. 대칭방향, 즉 마주보는 쪽을 치료해야 한다는 이치이다. 이는 우리 몸의 구조가 따로 놀지 않고,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유기적 연결을 경락(經絡)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경락은 기(氣)가 흐르는 통로인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인체의 경혈도(經穴圖)를 구해서 거실에다가 붙여놓고 시간 날 때마다 주요 혈(穴)자리를 외우고 있다. 40대 후반이 되어서야 '경혈도'를 벽에다 붙여 놓았으니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 성격이 꼼꼼하면서 급한 데다가, 책을 많이 읽어야 하고, 마감시간에 쫓겨야 하는 팔자(八字)는 '소양담경'과 '궐음간경'이 막히기 쉽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필자는 먼저 목덜미 아래쪽의 '견정'을 푼다. 뻣뻣한 뒷목이 풀리면서 머리가 시원해진다. 그 다음에는 겨드랑이 밑에 있는 '연액'을 푼다. 이어서 오목 가슴 밑의 '일월'을 풀고, 옆구리 쪽의 '경문'과 '장문'혈을 무마(撫摩)한다. 그 다음에는 고관절이 있는 '환도'혈을 풀면 필독(筆毒)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 돌팔이 경락공부를 하면서 인생을 배운다.
2008.03.10 22:18
근취제신(近取諸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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