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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사의 종류와 용법

수로보니게 여인 2020. 5. 27. 16:30

대명사의 종류와 용법

이번 호에서는 대명사의 종류와 용법을 살피면서 대명사와 관련한 여러 문법 용어를 알아보고자 한다. 우선 인칭 대명사와 지시 대명사를 보기로 한다. 인칭 대명사는 사람을 가리키는 대명사이고, 지시 대명사는 사물, 장소 등을 가리키는 대명사이다.

(1)~(3)은 1인칭, 2인칭, 3인칭 대명사를 차례로 예시한 것이다. 1인칭은 화자, 2인칭은 청자, 3인칭은 그 밖의 사람을 가리키는 대명사이다. 여러 사람을 가리킬 경우 화자가 포함되어 있으면 1인칭, 청자가 포함되어 있으면 2인칭으로 본다. 화자와 청자가 동시에 포함되어 있으면 1인칭으로 본다. (4), (5)는 사물 대명사, 장소 대명사를 차례로 예시한 것이다.
그런데 영어의 ‘it’을 3인칭 대명사로 다루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이론적으로 말하면 사물 대명사도 3인칭 대명사로 다루어야 하지만, 국어 문법에서는 대개 ‘인칭(人稱)’의 ‘인’이라는 말을 중시하여 사물 대명사를 포함한 지시 대명사를 인칭 대명사와 구별하고 있다. 아래에서 설명할 의문 대명사, 부정 대명사, 재귀 대명사는 모두 분류상으로는 인칭 대명사 혹은 지시 대명사에 포함되는 것이나 의미적 특성이 워낙 뚜렷해 따로 명칭을 붙인 것이다.

(6)은 의미 해석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7)에서처럼 알지 못하는 대상을 묻기 위해 사용하는 대명사를 의문 대명사 혹은 미지칭 대명사라고 한다. 반면 (8)에서처럼 어떤 대상을 불특정하게 가리키기 위해 사용하는 대명사를 부정 대명사 혹은 부정칭 대명사라고 한다. 불특정하게 가리킨다는 것은 콕 집어서 가리키지 않는다는 뜻이다.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의 ‘부정(不定)’이라는 용어가 정확히 이와 같은 뜻을 나타내지는 못하지만, 청자 입장에서는 이 대명사의 지시 대상이 무엇인지 정해지지 않은 것이므로 이 용어 사용이 부적절한 것은 아니다. 의문 대명사, 부정 대명사를 줄여서 각각 의문사, 부정사라고도 하는데, 이 줄임 용어 사용에는 주의할 점이 있다.

(9)의 ‘왜’는 부사이고 (10)의 ‘무슨’은 관형사인데, 이들 역시 각각 미지칭, 부정칭의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의문 부사, 부정 관형사라고 할 수 있고, 이들도 의문사, 부정사로 줄여 이를 수 있다. 요컨대 의문사, 부정사가 각각 반드시 의문 대명사, 부정 대명사를 가리키는 용어는 아니다.

(11)에서 ‘자기, 제’는 앞에 나온 ‘동생’을 가리키고, (12)에서 ‘당신’은 앞에 나온 ‘할머니’를 가리킨다. 이처럼 앞에 나온 체언을 다시 가리키는 대명사를 재귀 대명사, 줄여서 재귀사라고 한다. 재귀 대명사는 일반적으로 ‘자기’가 많이 쓰이고 다소 낮게 보는 대상에 대해서는 ‘저, 제’를, 높이 보는 대상에 대해서는 ‘당신’을 쓴다.

대명사의 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3), (14)의 ‘나, 그분, 그것’은 어떤 상황 맥락에서 파악되는 대상을 직접 가리키는 용법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용법을 직시(直視)라고 한다. 반면 (15), (16)에서 ‘그거, 이거’는 말글 속에서 앞 혹은 뒤에 나타난 다른 말을 대신하는 용법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용법을 대용(代用)이라고 한다. 요컨대 직시의 지시 대상은 특정 상황 맥락에 존재하는 반면, 대용의 지시 대상은 대용어의 앞 혹은 뒤에 언어 표현으로 존재한다는 차이가 있다.

글: 이선웅 (경희대학교 외국어대학 한국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