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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밤 당신을 그리며

수로보니게 여인 2012. 10. 18. 13:52

- 마흔 다섯 번째 이야기
2012년 10월 18일 (목)

가을밤 당신을 그리며

 

비단 짜던 손 놓고서 홀로 누대 올랐더니
수정 주렴 저 너머엔 계화 핀 가을이네요.
견우낭군 떠난 뒤에 아무런 소식 없어
오작교 옆 서성이며 밤마다 그립니다.

織罷氷綃獨上樓
水晶簾外桂花秋
牛郞一去無消息
烏鵲橋邊夜夜愁

- 계화(桂花, ?~?)
 <광한루(廣寒樓)> 
《풍요속선(風謠續選)》


가을이 깊어졌습니다.
깊어진 가을만큼이나 상념과 그리움도 깊어집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애련(愛戀)한 마음 들기도 합니다.

이 시는 남원의 계화(桂花)라는 여인이
떠난 임을 그리워하며 지은 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남원의 광한루를 배경으로 자신과 떠난 임을
직녀와 견우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낮에는 일상에 쫓겨 그나마 생각을 절제할 수 있었는데
밤이 깊어 혼자 외로워지자 생각이 내면으로 깊이 잠겨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워집니다.
나도 몰래 이끌려 달빛 비추는 누대에 올라보니
때는 어느새 가을이 되어 가을꽃이 피었습니다.
떠난 임은 무심하게도 아무 소식이 없고
언제 다시 오실지 기약도 없습니다.
못 견디게 사무치는 마음에
임 만났던 그때의 그곳을 서성이지만
오늘밤도 어젯밤처럼 그리움만 더욱 쌓입니다.
가을 깊은 오늘밤에
당신, 당신이 그립습니다.
 

글쓴이 : 이정원(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11710

 


가을 우체국 앞에서 - 윤도현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 같이 저멀리 가는걸 보내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있는 나무들같이
하늘아래 모든것이 저홀로 설 수 있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있는 나무들같이
하늘아래 모든것이 저홀로 설 수 있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날 저물도록 몰랐네

날 저물도록 몰랐네

가사 출처 : Daum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