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³οο ı ĿØЦЁ УØЧ/´˝˚³οο ı Łονё 愛誦

겨울-나무에서 봄-나무에로 / 황지우

수로보니게 여인 2012. 5. 2. 23:26

 

겨울-나무에서 봄-나무에로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13

영하20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裸木(나목)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받은 몸으로, 벌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 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5도 영상 13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피는 나무이다

 

                                       황지우

 

아이러니와 역설

 

역설은 진술자체가 지닌 모순의 언표임에 반해

아이러니는 진술 그 자체에 모순은 없지만 그 진술이 지시하는 대상(시니피앙)과 진술 자체가 지닌 의미(시니피에) 사이에 모순이 성립되는 언표라는 점에서 구분된다. (오세영, 아이러니.문학과 그 이해. 국학자료원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