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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튄구 뒵서 뻘짓했쥐”… 이런 말 쓰면 성대 망가져요

수로보니게 여인 2011. 4. 12. 20:03

“헐, 튄구 뒵서 뻘짓했쥐”… 이런 말 쓰면 성대 망가져요

 

 

된소리-축약어 많은 인터넷 언어 분석해보니…

 


‘헐, 튄구 뒵서 뻘짓했쥐(어휴, 친구 집에서 헛수고했네).’

이 같은 인터넷 언어를 반복해서 따라 말하다가는 조음 장애를 겪거나 성대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음성치료전문 프라나이비인후과의 안철민 원장은 “인터넷 언어는 한국인이 발음하기 까다로운 된소리와 축약어를 다수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원장은 국내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에 게재된 글을 분석해왔다. 안 원장은 “익숙하지 않은 발음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성대와 목 주변 근육의 과도한 수축으로 목소리 변성 또는 소통장애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 발음 힘든 인터넷 언어 4가지로 구분

안 원장은 인터넷 언어 중 발음하기 어려운 말을 ‘헐’ 같은 창작형, ‘옙’ 같은 첨가형, ‘씀’ 같은 축약형, ‘뻘∼’ 같은 속어형 등 4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이 표현들 중 상당수가 한국인의 조음 구조상 발음하기 어려워 자주 소리내 읽으면 조음 장애를 겪거나 성대에 무리가 간다는 것이다.

발음이 힘든 인터넷 언어를 분석해보면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한글과는 달리 ‘확장’ ‘축약’ 등 나름의 규칙에 따라 변하고 있다. 가령 ‘예’를 뜻하는 ‘옙’이나 ‘∼했지’가 변형된 ‘∼했쥐’ 등의 경우 언어의 원형에 감정을 표출하기 위한 음운이 사족처럼 붙어 있다.

반면에 ‘수고해라’ ‘즐겨라’, 혹은 비아냥의 표현으로 흔히 쓰는 ‘즐∼’은 축약 형태로 볼 수 있다. 여기에 ‘뒵(집)’ ‘튄구(친구)’ 같은 신조어와 ‘삐리뽐 빼리뽐’ ‘누예삐오’ 등 뜻이 없는 노래 가사, ‘쩔라(최고)’ ‘헐(어이없음)’ 등 대상을 특정하지 않은 습관적인 비속어도 증가했다.

이렇게 음이 왜곡 또는 생략, 추가되거나 된소리화된 발음을 습관적으로 계속하면 조음 장애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 안 원장의 설명이다. 조음 장애는 말소리가 정확하지 않고 이상한 발음으로 변질되는 현상.

‘쩝’ ‘쩐다’ ‘씀’ ‘뻘’ ‘빡친다’ 등 된소리로 축약된 발음은 된소리를 시작하는 순간 성대의 발성압력을 증가시켜 성대 점막에 충격을 가하게 된다. 이러한 언어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면 성대 결절, 성대 폴립, 성대 부종 같은 성대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옙’ ‘쩝’ 등 양순음(두 입술 사이에서 나는 소리)이 마지막 받침인 발음은 입술이 닫히면서 발성하는 성대 압력이 순간적으로 올라가게 돼 성대와 성대 주변의 근육을 긴장시키는데, 이때도 성대질환이나 발성질환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헐’도 과도한 호흡을 이용해 순간적으로 발성하기 때문에 성대를 긴장시키고 성대 점막을 마르게 해 성대질환의 원인이 된다. 이 밖에도 ‘즐’ ‘∼쥐’ ‘∼규’ ‘∼긔’ 등의 발음은 성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익숙하지 않은 발음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조음장애를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주변 사람에게 언어순화의지 밝혀야

안 원장은 “금연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 금연의지를 밝히고 도움을 받듯 주변 사람들에게 언어 순화의 의지를 밝히면 스스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며 무분별한 인터넷 언어를 일상 대화에서 쓰지 말 것을 당부했다. 평소 주로 쓰는 인터넷 언어를 노트에 적어보고 제대로 된 표현법과 비교하는 것도 인터넷 언어 발음에 따른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말할 때는 의식하지 못했던 표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면 본인이 사용하는 언어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있다.

건강한 목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평소 횡격막호흡(복식호흡)을 꾸준하게 연습하고 목 주변 상하좌우를 손으로 여러 차례 쓸어주는 목 근육 마사지를 해주는 게 좋다. 매일 10분 정도 편안한 목소리로 글을 읽거나 음이 너무 높지 않은 편안한 노래를 5곡 정도 부르는 것도 성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목소리 이상 증상이 발견되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안 원장은 “목 이물감 또는 통증이 느껴지거나 쉰 소리가 나는 등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전문가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