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 「절망에 대해서」(낭송 황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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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환의 「절망에 대해서」를 배달하며 눈도 귀도 입도 없이 맹목적인 속도로 지나가는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밤 뒷골목을 걷는 사람을 위협하기에 충분하죠. 달리는 헤드라이트에 비친 그림자가 산더미 만해졌다가 작아졌다가 이윽고 사라지는 모습은, 처음엔 두려움에 크게 놀라 심장이 덜컥 떨어질 것 같다가 점점 콩알 만해지는 소시민의 심리 상태를 실감나게 보여줍니다. 70~80년대의 어두운 뒷골목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이 그림자의 유희가 그다지 낯설지 않을 것입니다. 나약한 개인을 덮쳐버릴 것 같은 위협적인 빛만 강렬하게 다가오고 그 빛에 가려진 실체는 보이지 않는 그 육중한 속도의 힘 앞에서 한없이 왜소해지고 소심해지는 자신을 자주 경험했을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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